무식 탓에 정말 모르는 건가, 일을 안하는 건가..
왠만해서는 누군가를 딱 지칭해서 포스팅을 안하는데,
이번엔 대놓고 포스팅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름을 내걸고 배짱을 부리니까..

고객의 개인정보를 가지고 무성의한 태도를 보인 사이트는
바로 롯데닷컴이다.
롯데닷컴은 롯데 계열사의 모든 홈페이지와 SSO(Single Sign On)를 구성하고 있다.
고객의 개인정보가 모든 롯데 사이트에 연계되어 점유되어 있다는 뜻이다.
(롯데 계열사는 홈페이지만 스무개에 달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는 날엔 끝장이다.
내 개인정보가 완전 잠식되어 롯데닷컴에 점유되고
나는 그 개인정보에서 격리된다.
롯데는 비밀번호를 잃어버린 고객에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그 외의 것들도 롯데 계열 사이트는 항상 불편했다.)
이쯤되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이 내가 아는 것만 2,3년쯤 전부터 이어져 왔다.
그간 아이디를 잃어버린 사람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매우 불편하겠지만
신분 증명을 롯데닷컴 관리자에게 보내고
직접 전화 통화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기본 절차를 통해 비밀번호를 찾는건 불가능하다.

그럼 롯데 관련 사이트에서 잃어버린 비밀번호를 찾는 과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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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비밀번호 찾기 화면

(매우 당연한 과정을 통해서)
쉽게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 보인다.
빨간색으로 표시한 버튼을 눌렀다.
(잘 안보일 수도 있지만 버튼에는 '일반회원 ID 찾기' 라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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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개인정보 입력

마치 매우 정상적인 과정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확인 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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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좌절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고 나면
'박경식 고객지원팀장'이 일을 얼마나 성의 없게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화면에는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 입력하신 고객님의 주민등록번호는 이미 등록되어 있습니다.'
라고 쓰여있다.
그리고 그건 나도 이미 안다.

이 사이트를 만든 개발자는
가공할 귀차니즘과 복사 신공을 통해
비밀번호 찾기 페이지에 회원가입 확인 페이지를 붙여 놓아 버렸다.

덕분에 나는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회원 가입을 확인하고 나면 다시 비밀번호 찾기를 시도해야 하는
영겁의 무한 반복에 갇혀버리게 되었다.

물론 나는 이것을 발견한 후, 즉시 고객지원팀에 메일을 썼다.
그것도 매우 상세하게.

그리고 롯데닷컴 웹마스터와 고객지원팀에서는
내가 2년전에 리포팅한 버그를 아직도 고치지 않고 있다.

그 당시 내가 웹마스터에게 보낸 버그리포팅은
이 포스트와 맞먹는 분량의 메일을 포함하여
사이트 관리자와 주고 받은 메일까지 자그마치 총 7건.
문제 발생 상황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책까지 꼼꼼히 적어서 보내었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받은 답변 메일은
'비밀번호 찾기 페이지에 가시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따위의 (내가 보낸 메일을 읽어보지도 않은 것 같은) 성의 없는 답변 3건이었다.
(어떻게 똑같은 내용의 동문서답을 3번이나 보낼 생각을 했는지 그것도 신기하다.)

이미 가입이 되어있으니
새 아이디를 발급받는 건 불가능하고,
그들의 대응을 보아하니
당연히 이 버그는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아이디 하나 버린셈치자 생각하고 묻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롯데 사이트에 접속할 일이 있어 들어가려고 보니
아니나다를까 2년이 지난 지금도 이 버그 때문에
롯데 패밀리 사이트 어느 곳에도 접속할 수가 없었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점유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
롯데닷컴 고객지원팀이
월급 받아가는 건 미루지 않고 잘 하는지 내심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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