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안드로이드 공부를 시작해서 책을 보고 있더라.
근데 가만 지켜보니 시중의 안드로이드 책이 모두
저자 또한 공부하면서 쓴 책이라 개념을 임의로 정리해 놓은 부분이 많다.

이런 책을 읽을 때 1챕터는 아무 지식 없이 보게 되니까
멍 때리고 읽다보면 무슨 소린지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이다.
오히려 열심히 본다고 외워버리면 매끄럽지 못한 개념을 쌓게 되니 부작용도 크다.

예를들면 안드로이드 구성요소는
(안드로이드 명세에 적혀 있으므로) 모든 책에서 반드시 기술하고 있는데
그것이 또 책마다 설명이 다 다르다.
인텐트를 구성 요소로 명시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고,
어느 책은 구성요소가 4개인데 어디는 8개나 된다.
기껏해야 대표적인 컴포넌트에 대한 소개일 뿐인데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겐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공식처럼 보이는 것이다.
터무니 없이 부담스런 지식 전달이다.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모르는 게 답답하거나
놓치는 게 없길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최대한 충실히 따라가고자 한다.
따라서 아무리 하고 싶은 말이 많아도
완전히 이해시킬 수 없다면 생략하는 것이 낫다.

흔히들 책을 쓰면 (그저 학교 때부터 이어진 습관에 의해) 개괄부터 1챕터에 싣지만
내용을 모르는 사람에게 이런 내용은 1챕터로써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저자의 미덕은 생략이다.

1. 라면은 크게 건조면과 스프로 구성된다.
2. 라면은 면과 물, 분말 스프와 건더기 스프, 그리고 냄비와 불로 만들어진다.

1번이건 2번이건 설명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
아는 사람에겐 애당초 필요가 없고 모르는 사람에겐 읽어봐야 무의미한 설명이니까.
우선 라면의 실체부터 전달해야 할 것이다.

안드로이드가 사용자에겐 OS이지만
개발자에겐 프레임웍이라는 걸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래밍에서 자주 쓰는 기능을 미리 만들어서 정리해 놓은 것을 라이브러리라고 한다.
그리고 라이브러리에 동작 구조와 코딩 패턴이 함께 구조화된 것을 프레임웍이라고 한다.

프레임웍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동작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초보를 위한 책이라는 이유로 1챕터에서는 과감히 침묵하는 게 보통이다.
결국 뒷챕터를 이해하면 1챕터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나
1챕터를 자세히 본다고 2챕터가 더 잘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난 수많은 안드로이드 서적 집필자의 미움을 감수하고 이렇게 과감히 충고한다.
"Content Provider나 Broadcast Receiver에 대한 설명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무시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라. 지금 당신에겐 아무 의미 없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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