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드 닷컴(wzd.com)이 beta #3.5로 업데이트 되었다.
앞 버전과 달라진게 많지는 않지만 기능이 점점 추가되고 있는 듯하다.

기술적으로는 거의 자리를 잡았고,
컨텐츠도 점점 틀을 잡아가고 있고,
기획적인 면도 이제 베타 수준만은 아닌 듯 하다.

예전엔 위자드 닷컴 얘기를 꺼낼때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점점 칭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반 유저의 헤비유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자드 닷컴은 일반 유저를 위한 서비스이고,
실제로 헤비유저는 저런 묶음 형식의 서비스는 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것이 '나만의 페이지'라면 반드시 자신이 직접 구성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서비스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라면 불만을 갖을 것이 뻔하다.

위자드 닷컴의 평가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컨텐츠에 직접적인 관심을 갖게된 웹 환경의 세태 때문이다.

IE 7의 다중 시작 페이지가 선을 보였을때, 포털 1위인 네이버의 입지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돌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사람들은 화면속에 불필요한 정보를 넣고 싶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네이버와 엠파스의 시작페이지 두 개가 한화면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해도 좋은 정보가 두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는 양쪽에 중첩되고 오히려 보기 싫은 것만 두배로 늘어날 뿐이니까.

그러나 위자드 닷컴은 그렇지 않다. 모든 각각의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것만을 뽑아서 내 화면에 배치시키는 것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더구나 사람들이 특히나 강렬하게 원하는 '컨텐츠 정보'를 취하는 것이라 그 효용은 단순히 정보 수집 이상이다.
위자드닷컴을 이용하는 것으로 사용자는 RSS Reader 와 메타블로그와  뉴스레터 수신기를 모두 장착하고 있는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자드 닷컴이 네이버를 위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자드닷컴에 쏟아지고 있는 찬사는 도전자에 대한 격려와 주목받는 기술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하드코어 사용자들간의 유대 정서 때문인것이니까.

그렇지만 유저의 경향에는 법칙과 같은 흐름이 하나있다.
헤비유저들은 항상 더 좋고 편한 것을 추구하고자 애쓰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일반 유저에게 훨씬 더 좋은 접근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 유저는 전혀 노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년전의 헤비유저만큼의 수준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일반 유저는 모두 이러한 흐름을 자연스레 타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만약 지금 서비스를 설계 중이라면 현재의 헤비유저 입맛에 맞게 설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서비스가 뭔가 빛을 발할때 쯤엔 그 헤비유저의 입맛은 이미 헤비유저들에겐 흥미를 잃은 주제가 되어 있겠지만, 그것이 곧 시장속의 유저에게는 가장 만족스러운 내용일 것이기 때문이다.

유저를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을 굉장히 많이 듣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기에는 중국 인구 조사의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중국에서 현재 조사된 인구는 현재의 인구가 아니다. 실제로는 추정 인구조차 되지 못한다.
역시나 지금 유저를 이해하면 그건 현재의 유저를 이해한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자드닷컴은 서비스 오픈 당시의 유저를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찬사가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웹 서비스라는 것이 너무 앞서나가도 망가기는 마찬가지이다.
모레 비가 올 것인데 내일 비가 온다고 일기 예보를 해봐야 미리 맞췄으니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리는 만무하다.
위자드 닷컴은 어느 정도의 시기 적중률을 보일지 궁금하다.

언제나처럼 한번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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