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편의를 위해 우선 세금부터 걷고
실제 금액과의 차액은 연말에 정산하여 돌려준다.

그러나 이 공제 항목이란 것이
저 위에 있는 님들이 만드는 것이라서 엉성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올해부터는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 비용도 공제 항목에 포함된다.
(한 마디로 미친거지..)
어쨌든 그 분들께서 저 짓거리하는거야 늘상 있는 일이니 그렇다 치고,
중요한 문제는 소득공제라는 것이 점점 세금 징수의 방법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매우 정상적인 논리를 가진 사람이 처음 만든 세법을 기반으로
우리는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한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막무가내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보니,
소득공제라는 제도를 십분 활용(?)해서
더 많은 돈을 쓰는 사람에게 (즉 더 많은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세금을 (그것도 최대한 많이) 되돌려 주고 있다.

정말 살림이 쪼들리고 어려운 공장 동네 (연말 전용 이웃) 아저씨는
아끼고 아껴 '생활'이 아닌 '연명'을 해 가고 있는데
세금을 전혀 깎아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알뜰하게 사느라 카드도 안 쓰고 필요없는 지출도 안 하고
게다가 성형수술도 안 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편하게 회사 잘 다니면서 월급 잘 받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한껏 문화 생활도 영위하는 옆집 (진짜 우리 이웃) 아저씨는
쓰는 돈이 많다보니 연말에 백만원 단위의 돈을 돌려 받는 것이다.

이제 곧 연말정산 서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즌이니
한번 공제 항목을 잘 살펴보라.
과연 나보다 못 사는 사람이 얼마나 공제를 받을 수 있을까를..
그리고 덕분에 생겨나는 소득의 역편차를..

나는 아직 취업한 지 얼마 안 되어 해당 항목이 별로 없지만
어쨌든 신용 카드 사용으로도 공제를 받는다.
대학도 졸업하고 적당히 취직도 했더니 카드를 못 쓸 정도는 아니더라.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할 지도 모르겠지만,
억대 연봉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 블로그를 읽을 만한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그렇게 쪼들리는 사람은 아닐 게다.
당신 같지 않은 사람이 아직 이 사회엔 많다.)

나도 결혼을 하고 아이도 생기면 더 많은 공제를 받겠지..
그 때가 되면 내 아이의 교육비도 서민층 자녀 보다 훨씬 더 큰 액수가 될 것이다.
누군가는 일을 하다 병을 얻어 치료비로 공제를 받겠지만
나는 보약을 먹으면서 세금을 돌려 받을 수도 있다.

당당하게 '내 것을 내가 찾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속성을 들여다 보면 너무나도 치사한 것만 같다.
돈을 더 많이 번 사람이 세금을 줄여 내는 매우 유익(?)한 제도 아닌가.
만약이지만 나중에 내 딸이 미용을 목적으로 성형 수술을 하여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면 그  해에는 기아체험에 반드시 보낼 테다..

물론 기본적인 생활 비용에 대한 세금을 돌려주는 것이니
소득 수준을 고려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세금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는 속성을 먼저 생각해 보자.

우리에겐 세상을 바꿀 힘이 없으니 군말 말고 소득공제를 열심히 챙겨야 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 지는 인식을 하면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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