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월 16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가 'Hello Blogger' 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이래저래 즐겁게 참여하여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왔지만 아쉬운 면도 좀 컸다.
비난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음번 블로거 컨퍼런스가 더 재미있게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해 본다.

초청 강연이나 튜토리얼은 그래도 컨퍼런스답게 의미를 갖고 진행된 것 같다.
(사실 초청 강연도 청중의 성향을 좀 반영하지 못한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무난했다.)
그런데 블로거 스피치는 많이 부족했다.

문제는 컨퍼런스 내내 지루한 시간이 매우 많았다는 데에 있다.

우선,
프로그램 소개 만으로는 각각의 스피치가 무엇을 주제로 삼고 있는지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내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였다.)
그리고 이 때문에 청중이 원하지 않는 내용의 세션에 들어가서 따분함만 느끼다 나오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병렬적으로 여러개의 세션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청중이 개인의 관심사에 맞는 것을 잘 골라서 들을 수 있도록
내용에 대한 설명을 뚜렷하게 전달해주어야 세미나가 잘 진행된다.
청중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강연 내용에 관심이 없는 청중이 참여하게 되면
지루한 그 청중 뿐만 아니라 세미나 차제가 실패로 끝나기 때문이다.

또한,
컨퍼런스에 참여한 구성원의 성향과 부합되지 않는 내용이 많기도 했다.
사회학회에서 정치학 분과 세션이 열린 것 같이 제목과 내용은 언듯 비슷해 보이지만
막상 강연을 들어보면 전혀 관심 없는 내용인 경우가 여럿 있었다.

이것은 각각의 세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설명만 있었다면
청중의 자발적인 선택과 여과를 통해 피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아쉽다.

(나와 맞지 않는 강연이었을 뿐 좋은 강연이었을 테니
직접 특정한 예를 들어 언급할 수는 없지만..)
프로그램 안내에는 굉장히 추상적인 내용으로 적혀 있어서,
참여 전에는 나에게 필요한 내용인 듯 보였는데
그 세션에 들어가 보니 전혀 엉뚱한 내용을 얘기하는 강연도 있었다.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강연자가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알 수가 없으니
프로그램 안내에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뜬구름 잡는 설명보다는 좀 더 정확한 내용 설명을 적어달라고
강연자에게 요청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천명이 넘는 블로거가 모였으니 그 주제도 모호하고 성격 파악도 난해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강연에 대한 사전 설명을 더 구체적으로 해주어서
청중들 스스로가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군집을 형성할 수 있게 유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런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번 블로거 컨퍼런스도 재미는 있었지만
다음번에는 재미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가치를 얻는 시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굉장히 기분 나빴던 한 가지!!
맨 왼쪽의 진행원용 등록대에서 발급된 네임태그에는 2천번대의 경품 번호가 발급되었다.
그런데 경품 추첨은 참가자용 번호를 가진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천명 정도 참가했으니 1 에서 1000 사이의 번호를 가진 사람만 추첨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것을 경품 추첨이 끝날 때쯤 알았다!!)
진행원용 등록대로 안내를 해주니 멋모르고 그쪽으로 가서 등록을 했는데..
등록할 때 미리 2천번대 번호는 추첨 대상이 아니라고 알려주었어야 맞는 것 아닐까..
그랬으면 참가자용 부스에 가서 등록을 했을 것이다.

행사장에 늦게 도착한 것도 아니고 선착순 3백명 정도에 들어가게 도착을 했는데도
2천번대의 경품번호를 받는 바람에 경품 추첨 대상에 속하지 못했다. (그날 내내 나에게도 가능성이 있는줄 알고 있었다..)
그때 우리 일행이 4명이었는데 2명이 2천번대 번호를 가지고 있었으니
4명이 가서 경품 추첨은 2명만 참가한 셈이다.

그걸로 보아 아마 2천번대 번호를 가졌던 사람이 우리 말고도 더 있었을 게다.
공짜로 주는 행사 경품이라고는 하지만 열심히 참여한 사람에게 추첨 대상이 될 이유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직행원용 등록대에서 등록한 사람들은 따로 추첨해서 닌텐도 정도는 나눠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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