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족,
 
형편이 안되어 식을 못 올리고 사는 그런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다
동거족이 늘고 있다는 내용은 매월 제공되는 정기적인 기사이다
이제 기준을 갖고 살기보다는 무위자연으로 살고자 하는 시대인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동거라는 것에는 좋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또 동거에 대해 어떤 커다란 질타를 일삼는 그런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
 
세상을 사는 데 있어,
더 옳거나 그른 가치관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기적이거나 비겁한 가치관은 분명히 있다
 
역시 계산적이라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게 마련이다
그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심한 경우라면, 경멸의 시선이 생겨 나기도 하는데 내 마음에서는 막을 도리가 없다
 
그래도 나에겐 이성을 넘어서는 난해함을 해결해 주는
한 가지 명쾌한 기준이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도 해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가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건, 정상적인 것이다
내가 바라면서 남에게는 하지 않으면, 이기적인 것이고
내가 싫은 것을 남에게 하는 것은,, '죽어 마땅한 짓이다'
 
역시나 기준이 있으니 편하다
이제야 (나에게 있어서) 동거를 단호히 비판할 수 있겠다
 
결혼을 숭고하게 여기는 사람은 그러한 사람끼리 어울려 살면 될 일이다
동거를 편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또한 그렇게 얽혀 살면 될 일이다
단지 그 경계를 가로 지르려는 사람만 지탄 받으면 그만인 게다
 
그렇지만 너무나 당연한 기준임에도 이걸 못 지키는 사람이 태반이다
중간에 어중간히 걸쳐 있고자 하는 사람이 언제나 더 많은 법이니까 말이다
그럴 경우에는 좀 더 세부적인 사안을 나누자
그리고 각각의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또 다시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동거뿐만이 아니다
갖고 있는 모든 가치관에 대해 저 기준을 한 번 적용시켜 보라
흥미 있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조만간 '성악설'을 지지하게 될 수도 있다
 
(실제 행동이야 어떻게 하든) 적어도 역지사지의 생각을 갖고 있다면
교과서도 언론도 조회수가 높은 잘 쓰여진 글도
사실은 믿을게 못 된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교과서만 읊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주장은 지나친 포장이라 대책이 없어 싫고,
되는 대로 내버려 두라는 주장은 방탕한 족속들의 무분별이라 대안이 없어서 싫다
 
결국 방법은 방식이 맞는 사람들과만 어울려 사는 것뿐인 게다
'쳇'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게 아니라면 이제 마음가짐을 바로 해야 할 때다
 
남 얘기는 말고, 각자 잘 살아 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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