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제도 문제
 
이번에는 특목고에 대한 논쟁이 줄을 잇는다
이제 곧 전체적인 고등학생에 대한 광역적인 논쟁이 밀려들 듯한 분위기이다
 
교육제도의 문제라,,
 
대한민국에 살다보면 끊임없이 들리는 문제다
이건 이게 문제, 저건 저게 문제
모두가 뭐든 비판을 하지만 정작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당연히 존재하는 것인 터,
그러니 아직 해결 못한 것을 보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다
사실 진짜 문제는 문제가 없다는 데에 있다
 
문제가 없다니 무슨 말인가
우리나라 만큼 교육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나라가 있는가
유태인의 교육도 이만은 못했을 게다
 
문제는 교육제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의 밖에 문제가 있는데,
어쩐 일인지 사회가 인과관계를 찾지 못하여
교육제도의 개혁에 목을 매니 답답할 따름이다
 
현 교육제도는 평가제도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있고
평가방법을 바꾸는 것이 곧 교육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니
이는 대학이라는 결과물에 모든 목적이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사회가 가진 문제가, 현 평가방법의 시점 안에 있느냐 말이다
 
어떤 교육을 해도, 어떤 제도를 갖춰도, 지금의 환경에 있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매번 교육제도 때문에 여론이 들끓으니 시선이 집중된 것에는 손이라도 대어봐야 하는 지라
교육제도를 바꿔 놓고는 뭐라도 했다는 뿌듯함에 '그래도 노력은 한다' 변명을 하지만
그에 쏟아부을 예산이면 복지사업을 더 하길 바라는 바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정작 문제는 교육에 대한 '보상'에 있다
 
사회의 과오는 노력에 대한 보상의 잘못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경쟁을 이겨 서울대에 입성하면 줄줄이 보상이 따라오니
 
'공부'가 목표가 아니라, '우수한 성적'이 목표가 되는데
교육제도가 무슨 소용이요, 평가제도를 바꾼들 그 목적이 변하겠는가 말이다
 
보상의 방향이,
'노력을 하여 이긴자'가 아니라
'단지 이긴자'에 몰려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환경이 좋으면 더 적은 노력으로도 얼마든지 이기게 마련 아닌가
나이키를 신고 뛰나, 고무신을 신고 뛰나, 환경과는 무관하게 이긴 놈에게 보상을 주니
'보상'이 '제도'를 지배할 수 밖에 없다, 막을 도리는 '없다'
 
물론 운동화를 신고 뛴 쪽도 노력없이 이길 수는 없는 법으로,
그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는 주장을 펴는 한, 사실 할 말이 없지만,
사회에서는 더 많은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고무신 신은 쪽은 언제나 소외되기 마련이다
 
이는 보상의 방법이 잘못되어 있는 문제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한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운동화를 신고 뛴 쪽이 기득권을 갖는 관계로
단지 해결 가능일 뿐, 지금까지 해결 의지가 실제로 적용된 적은 한번도 없는 듯 하다
 
단적인 예로,
특목고 아이들이나 카이스트 학생의 특권 의식은 실로 하늘을 찌른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주장은 매번 들리는 비판이지만
'일부 소수'와 '대부분'의 비율 논쟁은 이제 그만 접기로 한다)
'예외도 있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인 듯 하다
 
성적을 위해 모두가 집단 이기주의에 찌들어 있고,
높은 성적을 유지하여 특혜 집단에 들어가면
특권의식을 비로소 갖춰 대한민국의 위대한 쓰레기가 되니,
이것이야 말로 사회 문제인 게다
 
공부라 함은
성적표로 써먹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으로 써먹기 위한 것인데,
지식에 대한 보상은 없고 성적에 대한 보상은 매우 강렬하니
지금의 사회에서 근원적인 지식은 사용할 일이 전혀 없는 바,
써먹을 지식 찾아나서기에만 급급한 게다
 
성적이라 함은 자질과 노력으로 쌓았을 때 평가에 의미가 있는 것이나,
일전에 썼던 글에서와 같이 부모의 환경이 성적에 주요한 요인이 되니
평가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러나 사회 의식이란 실로 좋은 면을 보고 싶어하고 좋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터라
그저 '단지 높은 성적을 가진 자'를 '자질있는 인재'로 여기고 논하니,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의 지원'마저 '환경 좋은 자제분'에게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궁극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교육제도를 바꿀 것이 아니라, 성적에만 몰려있는 사회의 '보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입사시험이라는 것만 해도 지나치게 뻔하지 않은가
나라면 '100% 인턴쉽제도'를 유지(물론 그저 예다, 사회적 방안을 언급한 것이 아니다)하여
인력도 창출하고 인재도 뽑는 대안을 택하겠다
사회의 강제력 없이 어떻게 노력에 대한 보상을 확립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승리에 대한 보상만 요구하는 맹목적인 경쟁자들의 의식 구조(이 또한 크나큰 사회 문제다)'를 바꿀 수 있겠는가
 
또한 우리 사회는 재능의 측정마저 성적으로 하고 있는 지라
어떤 교육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재능있는 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 높은 아이의 성적을 계속 높게 유지해 주는 역할만 하는 게다
 
앞서 든 예를 계속하여 이어 말하자면,
특목고는 중학교 때 성적 높은 아이들이 가는 것이며
카이스트는 고등학교 때 성적이 높은 아이들이 가는 것이다
물론 중학교 때 성적도 재능보다는 환경이고
고등학교 때의 성적 또한 재능보다는 환경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네들이 '재능있는 인재'라는 의식으로
당연하게 특혜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졸업 이후 사회는 그들을 '능력있는 인재'로 떠받드는 것이다
(물론 그 정도를 거치면 재능이 없었어도 누구나 능력을 갖추게 되지만,,
사실 이게 더 문제다, 결국엔 인재라는 것이 입증된 것처럼 여겨져 버리므로,,)
 
게다가 이는 위에서 언급한 '승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맹목적인 경쟁자들의 의식 구조'와도 연관이 깊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덧붙여, 물론 그 안에는 진짜 인재들도 꽤나 있다
 
지적하는 바는,
진정한 인재가 성적순 인재에 밀려나는 현상
그를 통한 사회의 잘못된 보상을 말하는 게다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구성원들을 지적하는 것이다
 
진정한 재능이라함은
중학교 때 성적이 좋아 특목고를 가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아 카이스트에 가는 것도 아니다
 
진정한 보상이란
성적으로 이긴 자가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환경이 좋은 자가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같은 노력을 해도 환경이 좋은 자가 승리를 하고,
그는 또한 (성공을 선망하는 사회 덕분에) 떠받들어져 비판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부족한 환경에서라면 진정한 재능은 단지 흙 속의 진주로만 남는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세습되고 반복된다
 
우리 사회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듯이 교육제도를 바꿔가며 가시적인 노력은 매우 많이 하지만
사회가 주는 보상은 처음부터 바꿀 생각이 없다
사실은 보상을 바꿀 수 있는 자리에 앉은 자가 그 보상을 놓고 싶지 않아 한다
 
사회를 바꿔야 한다 말은 많이 하지만,
전쟁하는 방법만 바꿀 뿐 전쟁을 끝낼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결과를 바꾸면, 과정은 구성원에 의해 저절로 바뀌게 마련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무기만 바꿔가며 계속 싸울 것인가
노력에 대한 보상을 보장해, 전쟁을 끝낼 것인가
 
* 덧붙여,
 
'100% 인턴쉽제도'는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누구나 수습사원으로 받아들이고
수습기간동안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해 채용을 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100%라는 말이 붙는 이유는 기업 차원의 제도가 아니라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운영되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모든 경쟁과 보상은 정상적인 궤도를 찾겠지만
우리나라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지라 기업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실시될 리 만무하니
그냥 해본 소리인 게다
 
* 또한 덧붙여,
 
'승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맹목적인 경쟁자들의 의식 구조'는
다만 승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구성원'을 언급했듯이
실제로 승자가 아닌 사람들도 '선망의식' 때문에 그 유혹을 놓지 못한다
자기가 가질 수도 없으면서 욕심을 내게 되는 것이다
 
마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집단이 공무원 혜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바와 같이,
실제로 그중 99%는 혜택만 증가시켜 놓고 공무원이 되지 못하는데도 말이다
 
사회의 기득권이 되지도 못하면서 기득권을 옹호해 주는 것은
사실 이 인간사회가 가진 정상적인 가치관이다
전혀 문제 삼을 수 없는 자연적인 일인 게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가치관이 사회를 지배해, 옳은 보상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데 있으며
이러한 의식이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비판을 무조건적으로 잠식시킨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 마지막으로 덧붙여,
 
민사고나 특목고, 카이스트 학생들과는 어떤 원한 관계도 없으며
단지 예를 든 것 뿐이라는 바를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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