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5일에 적어두었던 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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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무척이나 좋은 친구와 친절하신 선배 덕분에 오랜만에 대학로에 갈 수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번에 뮤지컬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작이 이미 잘 알려진 고전이라 내용을 알고있던 터이지만
배우와 가까이서 호흡을 견주고 감정을 느끼는 것이 극의 멋 아닌가
 
생동감 있는 공연의 느낌,
매우 재미있게 잘 보았다
 
그러나 한 가지,
 
가장 중요한 마지막 장면인 베르테르의 자살에서
원작의 감흥을 그대로 전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극중 베르테르는 노을이 짙은 성벽 위에서 매우 고결하고 순결하게 죽음 앞에 선다
그는 매우 장엄하고 성스러운 자세이다
 
그러나 원작에서 베르테르는 자신이 묵고 있던 음습한 여관 책상에서
방아쇠를 당기고 바닥에 뒹굴며 최후를 맞는다
 
괴테는 왜 젊은 베르테르에게 슬픔이라는 단어를 붙였을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글이다
적어도 극에서와 같이 사랑의 순교를 맞는 베르테르를 그리진 않았을 것 같다
 
아름다운 순교가 아닌 부정한 마음에 어쩔 수 없는 괴로움과 죽음
이 감정이 살아있었다면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지만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극이란 그 극에 매료되는 것 자체로 즐겁다는 것 아니겠는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연기한 모든 배우에게 박수를
그리고 공연에 같이 갈 수 있게 불러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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