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집단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반드시 해야만 하는 말이 있다.

"모든 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어떤 분들 때문에 대다수의 좋은 분들이 욕을 먹는.."

이건 마치
초등학생들이 마지 못 해 쓰는 일기 숙제에 "오늘은.." "나는.."으로 시작하는 것 마냥 어색하고
가정통신문에 "신록이 푸르른 5월.." "댁내 평안.." 하는 것처럼 거추장스럽다.

그러나 반드시 저렇게 적어주지 않으면 키보드워리어의 집단 공격이 들어온다.
도덕 교과서에서 가르친 거짓말을 반드시 해야만 토론이 가능한 일본식 사회 체제인 게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아침 조회를 하고 국가에 의해 브로드캐스트 도덕 교육이 이루어지던 문화 습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자신이 어떤 집단에 속해 있고 누군가 그 집단의 문제를 지적했다면
설령 본인이 그 문제와 무관하다 하더라도 그 집단을 부끄러워하고 집단내 자정을 요구해야 맞지
"우리 집단 모두가 그런 건 아니야! 이 썩을 놈아!" 라고 말하는 건
정말이지 무식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하다못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뒷짐이라도 지고 있으면 될 것을
오히려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건 옳지 못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선진국이니 어쩌니 하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다.
한국은 IT 인프라 선진국이지 컨텐츠 선진국은 아니라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마찬가지로 인프라 선진국이긴 해도 인터넷 문화 선진국은 아니다.
아직 인터넷 세계에 선진국이란 없어 보인다.

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일부의 문제다" "대다수는 안 그런다" 따위의 글이 유난히 많다.
이게 다 한국식 도덕 교육 탓이다. (한국식 도덕 교육이 원래 일본 것이기는 하지만..)
전체주의의 주입식 도덕 교육 탓에 우리나라에는 잘못된 사회 규율이 너무나도 많다.

버스정류장에서 중년 아저씨가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아저씨 저리 가서 피워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버르장 머리 없는 새끼가 되고 만다.

진정한 도덕성과는 전혀 무관한 관례적 도덕 규율이 있는 한
사회적 자정이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사회적 Rule 이 되어버린 잘못된 주입식 도덕 교육은 전부 철학 없는 사회 구성원 탓이다.

자 이제
"일부 사람들 문제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철학이 있는데 싸잡아 말하지 마!"
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반성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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