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9일.
올해 들어 가장 불쌍한 날을 맞았다.

칼퇴를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겼다.
중요한 세미나에 가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흑..

그러나 그 정도는 별 일 아니니 그냥 일했다.
시간을 예상하지 못해 저녁을 안 먹고 일을 했다. 어쩌다 보니 10시..

난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냉장고로 갔다.
이틀 전에 넣어둔 반쯤 남은 우유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냉장고 문을 열자 반쪽짜리 샌드위치가 보였다.
엿새 전에 반쪽을 먹고 냉장고에 넣어둔 반쪽 남은 클럽 샌드위치.. (랩도 안 씌운..)

그러나 10시가 넘게 저녁도 안 먹고 야근을 하던 나는
이것이라도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난 남은 우유와 남은 샌드위치를 냉장고에서 수렵해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 입 베어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냉장고 안에서 자연적으로 러스크가 되어 버린 빵 모서리.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상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샌드위치 속재료. (그래도 먹었다..)
그리고 엿새 묵은 샌드위치와 유통기한이 3시간 지난 우유를 먹으며 야근을 하는 나.

어휴 이렇게 불쌍한 광경이 또 있을까.
어쩌다 겨우 야근 한 번 했을 뿐인데 이런 장면이 연출되다니..
처량하기 짝이 없다.


덧붙여,
아 근데 배가 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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