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지구.

이번엔 3편 물(Fresh Water)을 보았다.

3편의 주제는 물이다. 지구 하면 물을 빼놓을 수 없다. 태양계 전체에서 유일하게 지구가 풍요로운 이유는 바로 물 때문이다. 지구상의 물 중 단 3퍼센트만이 민물이지만 그 안에서 생물은 끝도 없이 자란다. (9편과 11편이 바다이므로 3편은 주로 민물 얘기다.)
산에서 물이 흘러흘러 내려와서 호수가 되고 강이 되고 폭포가 되어 떨어진다. 그리고 물은 바다로 간다.
물 속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에서 벌레들이 바닥에 붙어 출렁거린다. '왜 하필 물살이 거센 저기에 붙어 사는 걸까..'라는 물음이 떠오를 즈음에 힘들이지 않고 물살을 타고 날아오는 먹이를 걸러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 붙어 나온다.
우리는 다큐멘터리 초반에 무파마에 물을 부어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왜 하필 먹고 있는데 화면에 벌레들이 우글대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한탄했다.
아리조나에는 요상한 모양새를 한 너구리인지 거북인지 악어인지 모를 놈이 물 속을 걸어다닌다.
그리고 세렌게티는 어김없이 3편에도 등장했다. 소영양이 떼 지어 뛰어다닌다. 우리는 어김없이 CG 논쟁을 했다. 영린이는 '감동 좀 받자~!' 라고 애처롭게 말했다. 잠시 측은한 느낌이 들었다.
소영양은 악어에게 물어뜯기며 잡아 먹혔다. 우리는 여전히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러나 느린 화면과 리듬감 있는 음악은 흡사 액션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악어는 소영양을 공중에 집어 던지고 소영양은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우리의 식사는 모기떼와 함께 끝났다. 거대한 호수에서 안개인지 폭풍우인지가 치솟아 올랐지만 그것은 교미 중인 모기떼였다. 천만 마리는 되어 보였다. 은밀한 행위를 왜 저렇게 떼지어 하는지.. 모기떼는 산란이 끝나면 물 위로 떨어져 곧장 죽는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호수는 카스피 해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은 아마존강이다.
아마존강은 2위부터 10위까지의 강을 다 합친 것보다 더 규모가 커서 3천여종의 물고기가 산다. 그래서 새들이 좋아한다. 새들은 원없이 물고기를 낚아서 먹는다.
그러나 어미새가 새끼새 머리를 퉁치니 밑으로 뚝 떨어진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올라오지를 못한다. 계속 떨어진다. 아둥바둥 하더니 바닥까지 떨어졌다. 도대체 저건 뭘까. 요상한 일이다.
악어는 새를 잡아 먹으러 온다. 악어는 영양도 먹고 새도 먹고 정해진 먹거리가 없이 다 먹는 모양이다. 주로 먹는 먹이가 있고 그에 맞게 진화를 했을텐데 도대체 악어는 어떻게 진화를 한 것일까. 새털이 뱃속에 들어가도 괜찮을까. 여튼 먹는다. 3편까지 봤는데 가만 보니까 악어는 무조건 먹으러 출연한다.
인도원숭이는 물 속에서 엄청나게 헤엄을 잘친다. 물 밖에서도 살고 물 속에서도 산다. 이놈들은 30초간 잠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놀이삼아 잠수를 하는 것 같다. 그러니 힘들어질 때까지 마음 먹고 잠수를 하면 1분은 넘게 하겠지. 그러나 난 수영을 못해서 물에 들어가면 죽을 때까지 잠수한 채로만 있다가 죽을 거다. 여튼 원숭이는 물 속에서 별별 것을 다 집어 먹는다. 물도 깨끗해 보이지 않더만 모래가 떠다니는 물 속에서 어떻게 눈을 계속 뜨고 있을까. 어쨌든 원숭이는 물 속에서 뭘 계속 주워 먹는다.
강물은 지상 최대의 운반자이다. 수천만톤이라던가.. 어쨌든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흙을 운반해서 강 하류에 삼각주를 만든다. 산을 깎고 물길을 파고 담아온 흙을 쌓아 둔다.
그리고 물 속의 물고기들은 요상한 언덕과 구멍을 만들었는데 집인 모양이다. 조개 껍질이 놓여 있으니까 깔끔하지 못하다는 듯이 집 밖으로 집어던져 버렸다. 물고기는 잠깐 재미났다.
오늘도 우리의 CG 논쟁은 계속 됐다. 영린이는 '감동 좀 받자~' 라고 좀 마음이 흔들리게 말했다. 도치의 감은 무척 맛있었고 라면 냄새는 좀 많이 났다.
다음 모임때까지 지형형님과 도치는 마이크로트렌드의 내용을 좀 전달해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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