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송년회 행사로 <마당놀이 심청>을 보러갔다.

가는 길에 은희씨와 서진씨를 만나게 되어서 같이 갔는데
이 아가씨들은 회사 밖에 나와서도 줄곧 서비스 얘기다.
(좋아 그렇게 계속 날 먹여 살려줘..)

난 좀 늦게 나와서 천천히 갔는데 나보다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택시나 버스를 탄 모양이다. 지하철 타면 금방인데.. 훗.

여리형은 사진을 찍느라 미리 와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리형은 사내 찍사로 이미 내정되어 있다.
(이러다 금방 부장 달겠어요 형.)

나눠준 도식락은 좀 부실했지만
맥주도 주고 막걸리도 주고 신경을 꽤 쓴 모양이다.

관람객 중엔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닌 사람들도 좀 있었다.
그들에게도 도시락을 나눠주었는데 이런 마인드는 참 좋다.
사이좋은 사람들 같으니라구.
울 아버지도 마당놀이를 보러 가신다고 했는데 그냥 오시라고 할 걸.. 약간 아쉬웠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엿장수들이 나와서 엿을 팔았다.
경임씨한테 좀 얻어 먹었는데 맛있었다.
근데 나중에는 기분 따라 그냥 던져 주기도 하고 팔기도 하고 내키는대로 하더라.
사서 먹은 사람은 억울하잖아..
'엿장수 맘대로' 라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진리인가 보다. ㅋ

마당놀이니까 뮤지컬처럼 사진을 못 찍게 하지는 않으니 당연히 사진을 찍어왔다.
플래시가 안 터지게 하는 매너는 물론 지켰다.
또 촐싹촐싹 돌아다니는 내 특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훗.


<5년 묵은 구형 똑딱이의 장벽을 넘어선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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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는 빛이 너무 모자라다..
플래시 없이 어두운 객석에서 이 정도면 성공.
혜진마마 너무 멀리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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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임씨와 규희씨.
빛이 부족하니 흔들림이 너무 커서 크기를 왕창 줄여버렸다.
영린이와 지형 형님은 저절로 모자이크 처리되어 걍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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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오케스트라가 있듯이
마당놀이에는 국악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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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마에스트로까지 있다.
지휘봉은 서양의 그것과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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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동안 공연은 시작을 준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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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이 등장했다.
상쇠를 따라 사물놀이패가 나서고
상모 돌리기는 언제 봐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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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는 극을 시작하기 전에 고사를 지낸다.
사장님이 가장 먼저 대표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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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하시고
돼지 입에 돈을 넣으셨는지는 딴짓 하느라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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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절을 하고 고사가 끝났다.
이제 마당놀이를 시작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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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
뺑덕어멈 김성녀 아줌마와
꼭두쇠 김종엽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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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심봉사 윤문식 아저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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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청이.
심청 역을 맡은 이 분의 정체를 모르겠다.
굉장한 배우들에게 밀려 주인공인데도 이름을 못내미는 듯.
그러나 상당히 잘한다. 느낌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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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이의 태몽
학인지 두루미인지 이상한 애들이 나타나서 청이를 물어주나 보다.
(4 마리 모두 땀을 뻘뻘 흘리더라. 공연장도 꽤 더웠다.)
청이랑 똑같이 생긴 선녀가 나타나서 청이를 점지해 주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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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태어난 청이가 어린 나이에 죽으러 간다.
뱃사람들은 모두 수염을 달았다.
오랫동안 승선을 하면 면도할 여유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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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수에 빠진 청이.
상당히 표현을 잘했다.
파란 천 밑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청이를 던졌다 놓았다 빙글빙글 돌리기도 하고
물에 빠진 모습을 예술적으로 그려냈다.
현대 무용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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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살아나서 왕후가 된 청이.
용왕이 살려줘서 커다란 연꽃으로 환생하였다지만
가만 보면 바다에 뛰어든 청이가
커다란 해초에 엉켜 육지로 떠밀려 온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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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버지를 만나서 심봉사는 눈도 뜨고 얼씨구나 절씨구 한다.
청이는 신통력이 생겼는지
손만 대면 잔치에 온 봉사들이 모두 눈을 번쩍번쩍 뜬다.
믿습니까?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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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끝나면 관객들을 데리고 나와 덩실덩실 빙빙 돈다.
한마당 놀아 볼까나~ 하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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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꽃가루가 다 뿌려지고 나면 모두들 돌아가면 된다.
배우들이 줄지어 서서 음악이 끝날 떄까지 배웅을 해주는데
난 맨 뒷줄에 있어서 그때까지 못나갔다.
청이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역시 프로답다는 느낌을 받은 건
극 중간에 계속해서 나오는 우리 회사와 관련된 대사들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진행하는 공연에서 오늘 하루를 위해 그 대사를 따로 만들어 외우다니
정말 장인정신이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뮤지컬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텐데 마당놀이는 이런 면이 다른 모양이다.

어쨌든 평소에 하지 않는 뭔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근데 도대체 저 청이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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