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 의 플롯이 엉성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줄거리에는 아무런 필연성도 없고
여자 하나 못 잡아서 헛짓하는 대군과
죽어라 도망만 가는 주인공이 문제라는 말마저 나온다.
(물론 비판 대상이 영화가 아니라 감독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비평 자체는 매우 동감한다.)

그런데 그것,
그 몸 값 비싼 탐 크루즈가 출연하고, 그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우주 전쟁'도 똑같지 않은가.

외계인이 왜 공격을 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고,
등장 인물은 죽어라 도망만 가고,
마지막에 엄마찾아 삼만리 할 때쯤 외계인은 저절로 죽지않나.

유독 D-War 에만 작품성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파적인 평론이다.

D-War 의 얼토당토 않은 연출력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이 찝찝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이 영화를 찍었다는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엉망진창인 영화라도 찍어야 할 이유는 있는 것 아닌가.

'D-War 가 영상만 좋고 구성은 엉성한 영화다'라고 평한다면
조금도 문제될 것이 없으리라 본다.
(나 역시도 그렇게 느낀다.)

그러나 영화를 평론하는 것에서 벗어나
감독을 향해 '이따위 영화를 왜 찍었는가?'라고 말한다면,
그럼 당신은 그따위 평론을 왜 하는가?


덧붙여,
나는 D-War 를 보고 어마어마한 실망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 피구왕 통키를 보며 느꼈던 감동과 전율이 차라리 백배쯤 나았다.
이런 대단한 CG를 그런 시시한 플롯에 사용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못해 끔직했다.
그렇지만 감독의 잘못은 영화를 형편없게 만든 것이지 영화를 만든 것 자체는 아니다.
나중에 케이블 TV 에서 D-War 를 방영해주면 난 그것을 보지 않겠지만
심형래 감독을 돌로 내려칠 생각은 없다.


하나 더 덧붙여,
애국주의에 대한 얘기도 많은데
(오히려 애국심에 호소해서) 외국 개봉은 안했으면 좋겠다..
외국에서 한국 영화를 얕볼까봐 속상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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