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개발자만은 아니고) IT 종사자 중에
(쓸모있는 놈을 찾는 건 쉽지 않아도..)
껍데기 같은 놈을 쉽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이건 굉장히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99.95 % 들어맞는다고 장담할 수 있다.

(단순한 잡설이라도) 일과 관련한 얘기가 나올 때
유난히 자기 회사에서 쓰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애들이 있다.
공통적인 표현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쓰는 독특한 표현 말이다.

"내 생각엔 소대가 대세야."
"소대가 뭐야?"
"응. 소녀시대를 전문용어로 소대라고 하지."
"아 소시말이구나."
"좀 다르거든. (넌 잘 모르겠지만) 우리 분야에서는 소대라고 하는게 더 맞아."
"아 그래.."

이런 애들은 실상 남보다 더 나은게 별로 없는데
그 분야 만큼은 남보다 자기가 더 최적이라고 확고히 믿고 있는 애들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부류는 늘상 하던 행동 외에는 일을 별로 잘 처리하지 못한다.

딱 보면 둘 중 하나다.
실력은 있지만 오타쿠라서 남이 공감하는 산출물을 전혀 못 내거나
실력도 없는데 자신이 판단력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이라고 믿거나..

그럼 이런 사람을 어떻게 찾아내느냐.
간단하다.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내용을 은근슬쩍 물으면 된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나 설명할 수 있는 매우 쉬운 걸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듣는 사람보다 자기가 더 많이 안다고 확신해서 일부러 어려운 표현만 쓰는 사람만 걸러내면 된다.

[이 바닥 상황을 다 아는 애]
"2NE1 중에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예요?"
"산다라박이요"
"제가 멤버 이름을 몰라서요"
"머리 삐죽한 애 있잖아요. 귀엽게 생긴애요."
"아 알아요!"

[이 바닥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자기 일만 아는 애]
"2NE1 중에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예요?"
"산다라박이요"
"제가 멤버 이름을 몰라서요"
"돌아온 일지매 출연했던 애예요."
"아 일지매를 못봤는데. 봤어도 아마 사극 분장이면 구분을 못할 겁니다."
"생일이 11월 12일인 애요. 11월 12일 생인 애는 걔 하나 밖에 없거든요."
"아 글쎄요.. 생일로 안다면 이름 들었을 때 이미 알았겠지요."
"아 그 멤버의 팬카페 이름이 천년지애입니다."
"좀 더 쉬운 특징 없을까요."
"필리핀에서 온 앤데.."
"아 머리 세운 애 말이군요!"
"뮤비에서 공민지도 머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우린 그렇게 표현하지 않지만.. 맞긴 맞아요."

만약 두번째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정말 전형적인 업무 처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든지..


Trackbacks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