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정확히는 싸이)의 앱스토어가 이제 시작을 한다.

내용도 좋고 시도도 좋고
모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마음에 든다.

그러나 사업성이 좋다거나 좋은 사용성을 제공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별개로
담당자의 서비스 개념이나 지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서비스는 설명하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단지 그 표현만으로도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

싸이의 앱스토어에 올라가는 애플리케이션을 '앱스'라고 부른다.
그리고 담당자는 위젯과 앱스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물론 그런 주장은 수긍할 수 있다.
위젯과 싸이 앱스토어의 컨텐츠는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이 담당자는 앱스라는 용어와 새로운 개념을
자신이 만들어낸 획기적인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거기에 '앱스'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치 남들이 다 자동차라고 부르는 물건에
무언가 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해놓고는
"이건 자동차와 달라 앞으로 '씽씽이'라고 부르겠어."라고 하는 듯한 느낌.
심지어는 그 '씽씽이'마저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표현이 아니라는 것이다.

앱스토어는 애플의 오픈 마켓 브랜드이고
Apple Store 와 Applications Store 의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는 매우 잘 만든 이름이다.
그리고 이젠 일반 용어로 자리잡아 서비스 명칭으로 쓰기엔 불편한 단어다.
(난 포스팅을 하는 내내 앱스토어라는 말을 피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앱스는 애플리케이션즈의 약어로 몇십년 동안 내려온 표현이다.
싸이의 앱스토어에 오른 애플리케이션을 앱스라고 부르겠다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오픈 정책 발표회 내내 위젯을 앱스라고 표현한 것이 상당히 거슬렸다.

위젯은 정식적인 용어이기 때문이다.
(구글에서는 그것을 가젯이라고 부르지만 통칭해서 말할땐 그들도 위젯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싸이의 앱스토어 담당자는 이 모두를 시종일관 앱스라고 표현했다.
이건 아무리 봐도 그가 이 분야에 배경 지식이 얕거나
아니면 위젯이라는 말을 쓰는 모두를 자신보다 낮춰보고 있다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다.

NHN에서 '우리가 1등이니 앞으론 검색 엔진을 네이버라고 부르도록 해'라고 말해도 참 이상할 터인데
하물며 위젯 사업에 이제 막 발을 뗀 곳에서
자신이 변용한 단어(새로 만든게 아니라 기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의미를 바꾼 단어)를
밖에까지 나와서 계속 사용하다니.. (게다가 그 표현을 쓸 때는 매번 상당히 강조해서 발음했으니..)
그 표현을 듣는 내내 난 조금 챙피했다.

실제로는 '앱스'가 '위젯'에 포함되는 개념이지만
이 담당자의 머릿속에는 '앱스'와 '위젯'은 전혀 독립적인 개념이었다.
(여기까지는 자신감 있어 보이고 좋다. 괜찮다.)
그런데 발표회에서는 '앱스'가 '위젯'을 포괄하는 개념이 되어버렸다.

의미가 중요하지 표현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다음의 것 또는 구글의 것은 앱스라고 부르면 안되는 것인데..

왜냐하면 이러한 표현을 쓰는 것을 통해서
이 담당자의 머릿속에 위젯의 정확한 정의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과
이 서비스에 대한 넓은 상식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 들통나버리기 때문이다.

그 말인 즉,
앞으로도 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할 것이고 사용자와 대면할 것이고 응답도 할 것인데!
개념적 정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겠는가를 말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다. 정말 제대로 모르거나 알지만 오히려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하거나.
그러나 둘 다! 나쁘다.

그냥 그랬다는 것이다.
그냥.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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