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커뮤니케이션즈 오픈 정책 발표회.

네이트 커넥트와 앱스토어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네이트 커넥트는 제휴사와의 데이터 연동이고
앱스토어는 애플의 앱스토어와 동일한 것이라 보면 된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지만
폐쇄적이던 공간에 오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자체가 상당히 큰 발전이다.
국내에서는 싸이월드나 네이트온 만한 볼륨이 없으므로
시장에서도 상당히 가치있는 텃밭인 듯 하고
사용자에게도 쓸모있는 공간이 열렸다는 생각이 든다.


대략 요약하면 이렇다.

[네이트 커넥트]
제휴사의 데이터를 네이트(네이트온이나 싸이월드)로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채널을 제공한다.
기존의 CP(content provider)와 플랫폼의 관계에서 데이터를 공유하는 관계로 개념을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11번가에서는 쇼핑 물품에 대한 네이트 커넥트 기능을 제공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마음에 드는 쇼핑 물품을 싸이의 미니 홈피에 스크랩할 수 있다.
이렇게 미니 홈피에 담은 물품을 통해 구매도 가능하고
배송 정보가 네이트온의 팝업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네이트는 풍성한 데이터를 얻게 되고 11번가는 매출 규모를 늘일 수 있다.
물론 사용자는 그만큼 풍성한 사용자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웃바운드 없이 인바운드만 받겠다는 것이라
오픈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아직 미숙한 형태라는 점이다.

그러나 네이트에서는 외부의 데이터를 내부의 플랫폼으로 유입(스크랩)하는 경로를 확보하고
제휴사의 입장에서는 싸이와 네이트의 볼륨있는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으니 win-win 인 셈이다.

난 개인적으로 앱스토어보다 네이트 커넥트 쪽의 작품이 더 마음에 든다.
약간의 폐쇄성은 보이지만 그건 사업의 문제고
네이트 커넥트에는 (초기 단계임에도) 잘못된 개념이 들어있지 않은 듯 해서 좋다.

(수익 구조는 내가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돈이 잘 벌릴 것이라는 측면에서 한 말은 아니고 컨셉의 측면에서 하는 말이지만,
그리고 아직 운영 형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겠지만
사실 표면적인 형태로는 마음에 드는 수준이다.



[앱스토어]
애플의 앱스토어가 성공하면서 여기저기서 카피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는데 이것도 그중의 하나다.
SKT의 OMP라던가 삼성의 애플리케이션즈 스토어를 떠올리면 된다.

싸이의 앱스토어가 다른 소프트웨어 마켓과 다른 점은
플랫폼이 디바이스(phone, pda. mp3 ...)가 아니라 서비스(web service)라는 점이다.
싸이의 앱스토어는 미니홈피 안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을 거래하는 공간이다.
다음의 위젯 뱅크와 유사한 형태이지만 네이트 쪽은 말 그대로 스토어이다.
수익을 시스템화하였다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판매 방식은 예전부터 여럿 존재했지만
앱스토어 형태는 웹 서비스 필드에서 네이트가 처음인 듯 하다.
이렇게 앞서 나가는 시도는 참 좋다.

그렇지만 수익은 돈이 아니라 도토리도 지급된다. (이 부분이 영 마땅치 않다.)
대신 어플리케이션에 광고를 붙이는 것은 가능하고 한다.
내 생각에는 이 문제 때문에 개인 개발자가 진입하는데 큰 장벽이 생길 것 같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개인 개발자로 인해 수익이 크게 난 것과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다.
규모가 있는 업체는 광고를 수익원으로 삼으면 되므로 문제 없지만
개인 개발자가 광고에 의존하자면 노력에 비해 수익이 너무 보잘 것 없다.
이쁘지도 않은 광고 붙은 위젯을 내 돈 주고 미니홈피에 달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쩌면 이 때문에 암암리에 도토리 환전 시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어플리케이션은 미니홈피에 삽입되는 형태를 가진다.
외형적으로는 위젯의 형태를 상상하면 된다.
기능적으로는 페이스북의 부가 기능과 완전히 동일하다.
구글의 오픈 소셜과 싸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특화 기능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

페이스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싸이의 사용자가 만드는 문화의 영역이다.
두 서비스는 사용자 문화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지만 난 아직 예측을 못 하겠다.
누가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용을 촉진할 문화와 그 문화를 이끌어낼 어플리케이션이 나온다면 성공할 것이고 아니면 묻히겠지.
(할 일이라고는 물 주는 것 밖에 없는 꽃 키우기 같은 것도 나오겠지만 그건 아니다. 정말 아니야..
그래도 만들겠다면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열매도 따고 화분 갈이도 할 수 있게 좀..)

그런데 아쉬운 것이..
카피 서비스를 만들려다 보니 차별성을 제시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필만 하려다보니 내용이 많이 꼬인 것 같다.
남이 먼저 한 걸 쫓아가려면 준비가 두 배는 철저해야 하는데
이건 결론을 먼저 내어놓고 억지로 짜맞춘 내용이 많다.
SKT 의 오픈 마켓 설명회 때 모든 근거가 수치였던 것에 비하면
여기 담당자는 자신의 노하우가 근거였기 때문이다.

용어 사용만 봐도 배경 조사가 좀 부족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 http://initialw.tistory.com/822 )
RockYou의 히로 와타나베씨가 자신의 세션에서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는데
통역하는 분께서 그 모두를 '앱스'라고 통역해서 상당히 애매했다. (일부러 그런 것일까..)



역시 할 말은 앱스토어에 훨씬 많다.
네이트 커넥트는 상당히 정상적인 모델인데 반해
앱스토어는 이 동네에 대한 개념이 좀 부실했다.

좀 더 정리해서 말하면,

네이트 커넥트는 구성을 꽤나 합리적으로 잘 했는데
내 수준으로는 시장 규모를 예측할 수가 없어서 사업성을 잘 모르겠다.
어쨌든 담당자가 모델은 잘 구성했다고 본다.

싸이 앱스토어는
시장 구성도 그렇고 서비스 내용도 그렇고 상당히 좋은 (거의 최적인!!) 기반을 갖고 있어서
어쩌면 사업성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이 쪽은 구도 자체가 좀 별로다. (네이트 커넥트와는 완전히 반대인 셈이다.)


그래도 어쨌든 모두 잘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내가 지적한 부분이 틀리더라도 전혀 상관 없다. 잘 되는 쪽이 좋다.
지금 당장 나는 네이트와 싸이가 오픈을 지향한다는 점에 매우 기쁘고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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