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일식을 한번 경험한 적이 있다.
그땐 그냥 세상이 어두워져서 일식이구나 했을 뿐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났다.

그런데 대실패.
집에 마땅한 필터가 없어 고생만 했다.

처음엔 반투명 비닐을 가지고 옥상에 올라가 봤는데..
실패다.
그냥 뿌옇게 흐린 빛만 볼 수 있었다.

다시 헉헉 집으로 걸어 내려와서
이번엔 조금 더 투명한 비닐을 들고 옥상으로 갔다.
또 실패다.

다시 헥헥 집으로 걸어 내려왔다.
이번엔 얇은 천으로 된 부채를 들고 올라갔다.
이게 치명적인 실수였다.

얇은 천은 전혀 태양 빛을 가려주지 못했다.
잠깐 해를 바라봤을 뿐인데 눈이 뻐근하고 침침했다.
젝일. 아직까지도 그렇다..
어딘가 손상이 있었던 모양이다. 시력이 많이 떨어졌겠군..

그러나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후아후아 집으로 걸어 내려와서
거울을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파인더로 직접 보면 눈이 타버릴테니까.
또 초급형 카메라라서 CCD도 타버릴테니까.

그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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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태양을 비춰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실패.
빛이 퍼져 별사탕 같은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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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별사탕이 조금 찌그러진 것을 보니 일식이 맞긴 맞다.
이때까지 난 아직 일식을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걸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시 집으로 헤엑헤엑 걸어 내려와서
카메라용 필름을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제 좀 일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물론 여전히 빛이 번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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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식 사진을 찍었다.
준비를 좀 해뒀어야 하는데.. 지금의 준비물로는 이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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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을 대지 말고 그냥 진짜 태양의 모습을 찍어 볼 걸 아쉽다.



이제 이게 내 생애 마지막 일식일까.
어쨌든 보긴 봤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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