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를 향해 하염없이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게 된다.
도대체 날씨가 왜 이러지. 비가 안오더라도 흐려서 사진 찍기 안 좋겠구나.
이럴수가. 심지어 산 위에 구름까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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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근데 이런 광경도 꽤 괜찮은 경험인 걸.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걸었다. 이제 와서 버스를 타기엔 걸은 게 너무 아깝다.
정말 많이도 걸었다. 그러는 사이 경주에 대해 또 한 가지 알게된 것이 있다.
경주의 벌레들은 범퍼카인양 사람을 향해 들이받는다. 이건 실수가 아니라 분명히 고의다. -.-
여리형은 말한다. 얼마나 사람이 그리웠겠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눈 감고도 다닐만한 출퇴근 길에 우리가 느닷없이 장애물로 나타난 게다.
아무리 그래도 경주의 벌레들은 너무 앞을 안 보고 다닌다.
하긴 지금까지 경주는 모든 것이 그닥 친절하지 않았다.
버스 기사 아저씨도, 벌레도, 그리고 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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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게 써 놓으면 어찌 찾는단 말인가. ㅠ.ㅠ


여튼 우리는 천리만리 걸어 불국사에 다다랐다. 헥헥 힘들다.
그러나 사실 진정한 고생은 바로 앞에 도착해서 벌어졌다.

왠지 길이 불국사로 통해 있을 것만 같은 골목길. 한 할아버지께서 나오고 계셨다.
"할아버지 여기로 가면 불국사 맞아요?"
할아버지는 대꾸도 귀찮다는 듯 고개만 흔들며 큰길을 가리키셨다.
"아 케이군 골목으로 들어갔다간 큰일날 뻔 했어"
우리는 할아버지께 여쭤보길 잘했다며 두팔을 씩씩하게 흔들며 큰길로 나왔다.
그런데 웬걸. 나와보니 큰길과 골목길이 이어져 있었다.
뭐야. 당했다.
역시 경주는 그닥 친절하지 않은 동네다..
 
그래도 우리는 결국 불국사에 도착했다.
아아 드디어 왔구나. 이 감격과 뿌듯함. 고생스러웠지만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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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는 세계유산이 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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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4천원어치의 위대함. ^^


경주는 어딜가나 입장료를 받는 불친절한 동네이지만
불국사의 입장료는 그리 아깝지 않았다. 잘 보고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래 불국사는 분명 그만한 값어치를 했다.

다보탑이 보수공사 중이었던 걸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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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의 십원짜리..


그래도 불국사는 여기저기 모든 곳에서 감탄을 이끈다.
어찌 이리 잘 만들었을까. 옛 사람의 기술이라니..
이곳은 여유롭게 천천히 둘러보아야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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