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쓰다가 가끔 띄어쓰기가 이상하다 싶으면 사전을 뒤져본다
물론 블로그 뿐만 아니라 모든 글을 쓸 때 나는 그렇다
 
그러다 오늘은 '라기보다는'과 '라기 보다는'의 사이에서 심한 갈등에 빠지게 되었다
햄릿인들 이보다 더 고민했을까
적어도 나는 내가 햄릿을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나에게는 국어사전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다
햄릿은 절대 없었을 도구!(그에겐 영어사전이 있었겠지만,,)
 
하지만 나에게도 약간의 고충은 있게 마련이다
사전을 찾는 것이 매우 귀찮은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때문에 나는 네이버 사전을 즐겨 쓴다
 
네이버는 국!영!수!에서 수는 빼고
국어, 영어, 심지어는 일어까지 많은 지식에 관해 잘 정돈된 사전을 제공한다
물론 어느 집에나 쓰지 않고 잘 보관해 두는 백과사전도 있다
네이버에서도 백과사전은 참으로 잘 보관되어 있는 듯하다
 
이번에도 역시나 나는 네이버를 찾아갔고 언제나처럼 고마운 환영을 받으며 띄어쓰기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었다
 
단칼에 베어 결론부터 말하면 '라기보다는'이 맞다
 
'라기'는 '라고 하기'의 준말이다
이것은 사전에 나와 있지 않은 지식이지만 내 국어 학습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언제나 준말은 줄어든 상태로 붙여쓴다
따라서 '라기'는 '라고 하기'가 분명하고 '라고 하기'의 품사는 어미를 보아하니 명사이다
그리고 '보다'는 부사이지만 부사격 조사이기도 하다
명사와 조사는 붙여 쓰는 것이 맞다
 
역시 네이버와 함께하는 여행은 신나는 모험의 연속이다
'라기보다는'으로 써서 띄어쓰기 한 글자를 절약할 수 있다는 좋은 결말도 얻었다
 
나는 적어도 기록으로 남는 글에는 올바른 형태의 문장을 남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디지털 기록이라고 해도 인간이 사용하는 문서임에는 틀림이 없다
 
유치원에 흩어져 있는 '가나다 문장 맞추기 조각'인 듯
본래의 형체를 찾아낼 수 없는 단어들이 인터넷에 즐비하다
 
그것 또한 하나의 문화라고 말하는 애매모호한 문화집단이 있지만
나는 많은 무리가 동조한다고 해서 모두 문화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 네이버 친구를 찾아가 보자
'문화'란 바로 이런 것이다
 
문화(文化)[명사]
1.인지(人智)가 깨어 세상이 열리고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되는 일
2.철학에서, 진리를 구하고 끊임없이 진보,향상하려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 또는 그에 따른 정신적,물질적인 성과를 이르는 말 [학문,예술,종교,도덕 따위] (비슷한말)문명
3.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이끎
[출처 - 네이버 국어 사전]
 
어디에도 인터넷의 요상한 현상을 문화로 정의할 만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덧붙여 나는 개인적으로 통신체라고 부르는 '아야여오오우유으'한 말투를 참으로 싫어한다
PC통신 시대를 거쳐 인터넷까지 벌써 10년 넘게 네트워크 세계에서 지내왔지만 여전히 머리빈 말투는 싫다
말놀음과 말장난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본다
 
끄적장을 마치며 지적재산권에 대한 주의를 덧붙이기로 하자
오늘의 블로그에 쓰인 사전적 내용은 네이버가 출처이다
 
그리고 나열한 문법 사항은 네이버 국어 사전을 기준으로 하였다
다른 사전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영어에는 재미있는 단어 놀이가 많다
국어에도 그런 것들이 많이 개발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어 다음 세대에는 모든 초등학생들이 대학생이 된 지금의 초딩들을 향해
말도 똑바로 못하는 인종들이라고 놀려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당신도 조심하라
나중에 당신의 자식들이 당신을 빤히 쳐다보며 '왜 그 쉬운 맞춤법을 틀려요?'라고 묻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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