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 숲길은 상당히 쾌적하다.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동물을 만나기가 어렵긴 하지만 식물만으로도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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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을이다. 아아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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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을은 곤충의 계절이다.


벌레는 싫다. 난 곤충만 좋다. 뭐가 다르냐고?
뭔가가 다른 이유는 다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는 조금 후에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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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메뚜기와 마주쳤다. 녀석이 말한다. '야 비켜!'
아아 쫄고 말았다. 한순간 움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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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뭐 액션 피겨 수준이다. 내 평생 연예인도 이렇게 자세히는 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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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곤충들은 사람을 안 겪어서 그런지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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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배를 긁어달라며 드러눕는다. 야 넌 강아지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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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쿵. '으으, 내가 왜 그랬지'. 녀석이 자책한다.
사실은 바람이 좀 불었는데 살이 쪄서 그런지 애가 중심을 못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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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벌 사진은 없다. 왜냐! 이 사진 때문이다.
여기에 이렇게 엎드려 있다가 내 귀 바로 옆으로 말벌이 지나갔다. 헉.


부우우!!우우!!우우웅!!!
젝일..
모기 소리만 들어본 사람은 모른다. 절대 모른다!! 설명할 수 없다. 정말 완전히 다르다!
사려니 숲길의 어떤 구역에는 벌을 조심하라는 팻말까지 붙어있다.
결코 난 겁쟁이가 아니다. 그저 겁이 많을 뿐이다. 뭐가 다르냐고?
모기 소리와 말벌 소리만큼 다르다.
다르다. 다르다. 달라. 다르다고!! ㅠ.ㅠ

벌 사진을 못찍어서 아쉽긴 하다.
노루도 심하게 경계하고 도망쳐서 못찍었는데..
하긴 다른 사람은 뱀도 봤다는데 난 꽃을 찍느라 못봤다.
에이 놓친게 많구나.

이게 다 꽃 때문이야!!!
왜냐면 꽃은 아무리 화내도 날 공격하지 않을테니까.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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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날 죽이지 않는다. 그러나 벌레는 날 위협한다. 녀석들이 사람을 봐도 당당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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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마음도 가다듬고. 지금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간식이나 먹고 가자.
걷는덴 먹는게 필수다. 잠시 쉬어 삶은 달걀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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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간식을 먹고 일어선 바로 그곳이 물찻오름이었다.
오름은 언덕이란 뜻일테고 물이 차있는 모양이다.


엇비슷 맞았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말하고, 물찻오름은 천지연처럼 화산분화구에 물을 머금고 있단다.
제주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곳인 모양이다.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들어갈 수가 없다. 지금은 물찻오름의 휴식년이다.
사려니 숲의 각 구역은 자연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사람의 출입을 금하는 모양이다.
아쉽지만 뭐 바람직한 제도이니 따라야지. 곧 다른 길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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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을이다. 아아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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