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서비스는 워낙 센스가 중요한 분야라서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감각이라는 건 꾸준히 유지해주지 않으면 사라지게 마련이니까.

하여 신생 서비스를 발견하면 꼭 한번씩 써보는 편이다.
그런데 이 동네에는 벤쳐의 서비스를 우습게 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통은 실력있는 전문가가 만든 대형 서비스에서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일종의 사대주의다.
큰 업체의 서비스는 이미 잘 알려진 개념을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 업계의 지식을 꾸준히 쌓고 있던 사람이라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형 서비스에서는 발상보다 완성도에 감탄을 하는 것이다.
다 안다고 생각하던 지식도 구현하자면 눈물겹게 어렵다.
그걸 저런식으로 만들어냈구나 하면서 배우는 게 대형 서비스를 통한 학습이다.

오히려 새로운 접근이라면 벤쳐의 서비스를 통해 배우는 게 대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완성도가 떨어진다거나 내용이 시시하다며 관심도 안 갖지만
새로 오픈한 서비스에는 어쨌든 누군가가 쓸모있다고 생각한 아이디어가 녹아있다.
폐 핸드폰에 남아있는 금도 수고를 아끼지 않고 뽑아내면 자원이다.
신생 서비스를 보고 배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순전히 자기 몫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회사 사람의 상당수가 남의 서비스를 써 볼 생각이 거의 없다.
게다가 벤쳐의 신생 서비스라면 아주 거들떠도 안본다.
근데 웃기는 건 해외에서 유행하는 서비스에는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서 "선진국 사례를 보면!"을 외치는 정치인들처럼.
좋은 위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원래 그렇게 하도록 어딘가에 정해져 있는건지..

여하튼 이건 아니라고 본다. 이러면 서비스가 점점 시시해질 수 밖에 없다.
지표가 얼마 상승했으니 성과를 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성장을 했더라도
시장이 더 커졌는데 성장이 그 속도를 못 따라갔으면 기회비용을 어디다 묶어두었던 것 아닌가.

어차피 성공 못할 사례에 관심을 가져서 무엇하느냐 말하는 사람과는 별로 일하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이 만드는 사례도 분명 그다지 성공 못하는 사례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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