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비다.

위정자들은 무식하고
장사치들은 고약하고
세상은 양반집 도령이 헝클어놓은 실타래 마냥
풀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내가 밥 떠먹고 하는 짓이라고는
한탄하고 욕하며 재야에 묻혀 사는 일 뿐이다.

왜냐면 그게 선비가 하는 일이니까..
(그리고 블로거가 하는 일이니까..)

한심한가.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내깟 것이 나선다고 달라질 세상인가.
그래서 난,
그냥 산다..

선비는 그래도 자신만은 올곧게 살지 않나.
적어도 정직하게 사는 사람에게
'사회에 적응하라'는 막돼먹은 충고를 하지는 않잖는가.

제발 자신이 똑똑하다고 착각하여
후배들에게 더러운 조언을 하지는 말자.

선비들이 그리 할 줄 몰라서 선비로 사는 게 아니다.
너희처럼 살기 싫기 때문에 그리 안 하는 게다.
선비들은 사회 부적응자가 아니라
개떼에 묻혀 살기 싫은 사회 기피자일 뿐이다.

대선 덕분에
제가 태왕이고 사신인 줄 아는 얼빠진 종자들이 잔뜩이다.
착각하지 마라.
대선 후보 중엔 태왕이 없다..

덧붙여,
후배들한테 사회 생활 좀 가르치려 들지 마라.
쓰레기 같은 인간 세상 살이
안 가르쳐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할 줄 안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다.
왜냐면 그게 선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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