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유독 좋아하는 탓에 ( >.< )
오픈 전부터 메신저 대화명에 '다음 캘린더 오픈 예정'을 적어 놨다가
사람들한테 수많은 관심 한 번 받아 주시고..
오픈 하자마자 다음 캘린더를 써 봤다.
(그러고보니 오늘 대화명이 '다음 파워에디터 정식 오픈 준비 중'이어서
다음 직원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

역시나 UI 는 기대했던 것 처럼 깔끔하다.
지금까지 웹 캘린더를 쓰지 않았던 이유는 UI 때문이고
다음 캘린더를 오픈 전부터 기대했던 것도 깔끔한 UI를 바랬기 때문이다.
포털 업체의 스타일이 그대로 배어있어 쓰는데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캘린더 서비스이니 라이프팟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디자인은 오히려 라이프팟이 나은 편이다.
라이프팟이 직관성과 UX 가 부족하기는 해도 UI 는 라이프팟이 더 예쁘다.
하지만 UI 의 요소에 화면 구성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성을 봤을 때 다음 캘린더 쪽에 점수를 더 주겠다.

라이프팟은 작은 규모의 서비스인 만큼 신선하고 세심한 면이 돋보인다.
그러나 그 자잘한 기능들은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겐 오히려 걸리적거린다.
일정 기록을 사람별로 그룹별로 각각 할 수 있는 것도 매우 큰 장점이지만
그 기능을 안 쓸 때는 오히려 클릭 한번일 뿐이라도 번거롭다.
또한 웹 서비스에 핸드폰을 전혀 연관 짓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핸드폰 연동에 관련된 메세지나 버튼이 자꾸 보이는 것은 불편함이기도 하다.

반면에 (사실 이건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에게 좋은 마인드는 아니지만..)
다음 캘린더는 대형 포털의 서비스 답게 누구나 다 쓰는 기능만 딱 눈에 보인다.
(난 개인적으로 대중성이 대형 포털의 가장 좋은 특징이라고 본다.)

물론 이건 규모가 다른 업체간의 당연한 차이이므로 어느 쪽이 맞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라이프팟이 제작 환경 대비 성능면에서 다음 캘린더보다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더 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할 때는 많은 기능을 눈 앞에 다 내어주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쓰는 기능만 밖으로 꺼내놓는 것이 훨씬 좋다.
(물론 잘 숨겨져만 있다면 자잘한 기능은 많은 수록 좋다. 이것이 UX 의 몫 아니겠는가.)

(잠시..)
라이프팟이 기능적인 면에서 여타의 캘린더 서비스보다
독창적이고 뛰어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서비스 기능을 구상해 내는 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여기서는 다음 캘린더의 대중성을 설명하기 위해 비교를 한 것 뿐이다.

(다시 다음 캘린더 얘기로 돌아와서..)
그리고 다음 캘린더는 '일정'과 '할일'을 깔끔하게 구분해 두었다.
시간이 축이 되는 '일정'과 사건이 주가 되는 '할일'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은
일정 관리를 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일 테다.
하여 많은 서비스에서 일정과 사건을 구분해서 제공하고는 있지만
그 쓰임이 그리 편하지가 않다.

그러나 다음 캘린더는 이 둘간의 구분을 잘해 놓아 사용이 편안했다.
왼쪽 사이드 영역에서도
'할일'과 달력을 보기 좋게 제공하고 있고
'일정'과 '할일' 간의 View 를 쉽게 전환할 수 있었다.

일정 등록이 편해야 하는 것은 일정 서비스의 기본이다.
이 부분은 예상보다 더 깔끔했다.
'일정입력하기' 버튼을 통해서는 상세한 입력을 등록할 수 있었고
달력 위에서 가볍게 일정을 등록할 수도 있었다.

일정 입력이 가장 편한 서비스는 지금까지 라이프팟이었는데
라이프팟은 위에 언급했던 지나친 기능 배려 때문에 오히려 불편함이 생겼다.
예를들어 일정을 등록할 때 캘린더를 여러개 지원하다 보니
어떤 캘린더에 등록할 것인지를 항상 선택해야 하고
핸드폰 인증을 하고 싶지 않아 일림을 받지 않으려 하는데
'1시간 전 알림'이 기본으로 선택되어 있어서
일정을 등록할 때 마다 '알림 받지 않음'으로 전환한 후 등록해야 한다.

덕분에 다음 캘린더의 일정 등록이 가장 편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의도한 것인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은 정말 기본적인 것에만 충실하여
내가 기록하고자 하는 항목만 입력하고 등록하면 그만이다.

회원 가입이나 연락처 관리 등과 같이 입력 항목이 많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기입하고자 하는 정보 이외의 정보 필드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UX 면에서 감점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리고 달력 관리에 드래그 앤 드롭을 지원한다는 것이
다음 캘린더의 주요 기능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봤는데
이건 다른 서비스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라 독창적일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문자인식 기능은 좀 다르다.
'내일 오후 3시'와 같은 표현을 서비스가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기능을 개발하는 건 국내 포털 중에서는 다음이 선두인 듯하다.
라이프팟에도 이 기능이 있지만 간단히 문자 비교를 하는 방식인데
다음에서는 이 기능을 여러 서비스를 통해 연구하는 듯하여 눈에 띈다.
(다음에서는 '송일국 어머니'를 검색하면 김을동이 잡힌다.)

외국에서는 많이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지만
국내에서 이런 기능을 상용으로 다루는 곳은 흔하지 않다.
그만큼 겉으로 보는 것보다 까다로운 기술이다.
'내일'이 약속 장소인 커피숍 이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단해 보이지는 않아도 나름 재미있다.

아직은 라이프팟과 다음 캘린더 중에 무엇을 써야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음 캘린더는 대형 포털의 기본적인 안정성이 있고
대중적인 기능만 걸리적거리는 것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시나 서비스는 기능만 가지고는 리뷰를 할 수 없다.
실제로 써 본 후에 가장 편한 것을 사용하게 되니
어느 것이 좋은지 잠시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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