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여행에 회의적이다.
과거로 가는 법.
1. 과거로 보내고 싶은 대상을 우주와 연속성이 전혀 없는 닫힌계로 만들어야 한다.
2. 닫힌계 안의 모든 물리 대상에 엔트로피를 역행할 만한 에너지를 가한다. 이건 아마 빛의 속도로 정리된 에너지라지.
3. 계 안의 모든 물리법칙이 거꾸로 흐르면서 과거의 상태가 된다.
그러나 얼음을 녹였다 다시 얼린다고 그게 과거의 얼음일까. 새 얼음이지.
물리법칙이 정확히 거꾸로 흘러 과거와 똑같은 상태가 될 수 있다면 물리법칙에는 불확실성이 없다는 뜻이다. 그럼 다시 찾아올 미래도 원래와 똑같으므로 그건 시간 여행이 아니라 시간지연이다.
게다가 실험실의 계는 절대 과거와 똑같은 물리적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당신이 어제 먹은 햄버거는 닫힌계 밖의 소뼈와 함께해야 과거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닫힌계 안에서 되돌아간 과거는 새로 얼린 얼음과 같이 과거가 아니라 또다른 미래일 뿐이다.
따라서 전 우주를 동시에 과거로 돌리지 않는 한 진짜 과거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우주를 과거로 보낼만한 에너지가 필요할 터인데 우주가 닫힌계인 것은 맞는 것 같으니 우주 밖의 어딘가에서 외부 우주의 외계인이 우리 우주를 대상으로 에너지 실험을 해주길 기대해보자. 그래봐야 우린 전혀 느끼거나 관측할 수 없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