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에 일본 돗토리현(鳥取縣)에 다녀왔습니다.

돗토리현은 쥬고쿠(中國) 지방에서 동해와 붙어있는 쪽입니다.

(일본 안에도 中國이 있고 쥬고쿠 내에 하와이도 있더군요 ㅋㅋ)

알만한 지역으로 설명하면 히로시마(広島) 근처예요.

독도 문제 때문에 시마네현(島根縣)도 익숙하시죠. 시마네현 바로 옆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행 준비를 하시는 분에게 약간의 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닥치면 다 알게 마련인 것이 있는 반면 미리 알면 좋은 게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진은 적고요. 글이 깁니다. 진짜 여행은 다음 글부터 시작합니다. ㅋㅋ


자아. 우선 일본을 가야 하니 환전을 했습니다.

하필 환율이 가장 높을 때네요. 그리스가 밉습니다.



여행 경비는 2만엔입니다. 

환율이 엄청 높은 시기라 한화로 딱 30만원이예요.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은 예산이 매우 궁금하실테니 되도록 정확히 적겠습니다.

준비한 2만엔에 한석놈이 2천엔을 보태주어 총예산은 2만2천엔이었는데 ( 고맙다 한석놈! )

숙박에 4천엔을 미리 결제해서 실제론 1만8천엔을 들고 출국했습니다.

3일을 여행했고요. 아주 정확히 다 쓰고 왔습니다. 


우선 돈을 준비하실 때는요.

일본은 신용카드가 잘 발달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현금을 준비해 가야합니다.

특히나 대도시가 아니라면 카드에 문제가 생길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VISA나 MASTER 계열의 카드인데도 먹히지 않을 수 있거든요. 

한국 카드 중에도 종종 JCB 계열의 카드가 있는데 

이게 일본 브랜드이기 때문에 좀 안전한 편입니다.

BC 글로벌 카드도 일본에서 잘 된다고 광고하지만

(2012년 기준으로 아직은) 믿지 마세요. 낭패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카드는 수수료와 결제 시점의 환율차로 인해 돈을 더 쓰게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쓸만큼의 현금을 환전하고

JCB 계열의 카드를 비상용으로 한 개 만들어서 들고만 다녔습니다.

제 카드는 뒷면에 Cirrus 로고가 보이네요. 

그럼 현지 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므로 마음이 더 놓입니다.


이제 예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려드릴게요.


우선 숙박은 비지니스 호텔에서 묵었는데 예산의 30% 정도를 사용했습니다.

일본에는 도요코 인(東横イン)과 슈퍼 호텔(スーパーホテル)이라는 체인점 형태의 호텔이 있습니다.

한국에 거점 지역마다 CGV와 메가박스라는 극장이 있듯이 저 호텔도 가는 곳마다 볼 수 있지요.

위치도 항상 역 근처이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비지니스 호텔인데요. 깔끔한 기숙사 방 정도 생각하시면 되고요.

게다가 체인점 같은 거라서 할인 행사를 많이 하는지라

6~7천엔이면 두 사람이 하루를 묵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서 교통비도 예산의 30% 정도 쓴 듯합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교통비가 비싼 게 아니라 지하철이 아닌 기차로 이동을 해야해서 비용이 크죠.

한국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사니 도시와 도시 사이의 거리가 좁은데

일본 전차는 지하철처럼 이용하더라도 엄연히 기차 레벨입니다.

시와 시를 넘어다니니 교통비가 비쌀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도쿄와 같은 대도시라면 몰라도 지방 도시는 이동 계획을 짜는 게 난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로 치면 초록색 지선 버스만 있고 빨간색 광역 버스가 없거든요.

결국 원거리 이동은 무조건 전차나 고속 버스를 타야 하니

이동 시간도 길어지고 교통비도 애매하게 많이 듭니다.

인터넷에서 버스 노선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미리 잘 정해두고 <관광안내소>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가지 준비할 게 있습니다.

바로 언어 문제 극복!


관광안내소에서 말이 안 통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일본에 놀러 가면 사실 언어 문제는 크지 않아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필요한 의사소통은 다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보다 외래어를 더 좋아하는 민족이기 때문에

가타가나 50 글자만 외우시면 어지간한 문구는 다 읽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바로 <지명 읽기!!!>입니다.


지명을 알고 있어도 한자로 써 있으면 대책이 없거든요.

아는 한자라 해도 우리말로 읽으면 소용이 없지요.


'영어로 물어보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했다간 좀 귀찮아집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영어를 아예 못하기도 하거니와 

마쓰에성(松江城 - 마쓰에 조)에 간다고 해보죠. 

난 한자도 많이 알고 영어도 좀 되니까~ 훗~ Excuse me~ 하며 사람을 불러 놓고

"How can I get the 마쓰에성?" ......  

....... 양쪽 다 갑갑해집니다.

아 맞다!! "How can I get the 마쓰에 castle?"

우리나라 사람이 말하는 캐슬이 일본인 귀에 들릴리가 없습니다.

더듬더듬 말해도 이쪽이 더 편안히 목적지에 갈 수 있습니다.

"에.. 아.. 음.. 어... 마쓰에조? 에.. 음.. 아.. 어.. 도꼬?"


그래서 가고자 하는 곳의 지명은 

일본 발음과 한자 모두를 다 조사해두고 출발하시는 게 좋습니다.

중간중간 거쳐가는 근처 지명도 대강 알아두시고요.

근처 지명의 한자 표기를 알면 버스 노선을 확인하기가 참 쉽습니다.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패스를 구입해 hop-on을 하고 계시다면

한자 지명을 알고 있는 쪽이 이동하는데 매우 유리합니다.

독음을 알면 안내 방송을 듣고 하차를 미리 준비하기도 좋고요.


이 글의 서두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지명을 적을 때는 일부러 한자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물어볼 땐 일본어, 읽을 땐 한자. 

언제나 둘 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경비는 입장료 따위와 먹거리에 썼습니다.

대부분은 먹는 데 돈이 든 것 같습니다. 일본은 물가가 비싸니까요.

교통비가 비싸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든 반면에 오히려 식비 예산이 더 압박이네요. 

외지라서 맛집도 잘 모르고 상황따라 먹다보니 가격대비 성능이 안 나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한 끼에 1천엔 정도는 쓰게 되더군요.


저는 이렇게 2박3일을 다녀왔는데요.


자아 이제 다음 글에서 진짜 여행을 출발합니다.

준비~ 고고~!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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