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같이 일어나서 공항으로 내달렸습니다.

아침 비행기라는 건 참 좋아요. 

1분 1초가 아까운 여행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공항 라운지부터 훑습니다. 당연히 먹을 걸 먹죠.

요즘 PP 카드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Priority Pass가 아니예요.





그래도 음식은 맛있습니다. 아침을 굶었기 때문이죠.

기내식 먹는 건 나중일이고 우선 당장 주린 배를 채웁니다.


배가 찼으니 이제 출발입니다.

수하물이 없어서 시간이 매우 많이 남았음에도 

라운지 위치를 못찾아 헤맨 탓에 탑승 시간에 가까스로 도착했어요.





이렇게 태굴이와 함께 출발.


바알~ 바아알~





하늘은 파랗습니다. 우리의 고국은 녹색입니다. 

산지의 대한민국. 고생 많다 군바리들.


그리고 남의 고국은 참 깨끗합니다.

요나고(米子) 공항(쿠-꼬-)입니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왜인지 모르게. 

도대체 설명할 수 없는 기운에 의해 '아 깨끗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요. 저는 일본에 처음입니다. 맞습니다. 촌놈입니다.

그러나 저의 첫인상은 정확합니다. 일본은 깨끗했지요.


그리고 일본은 만화의 나라입니다.





공항 안에 에반게리온 바이크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멋지네요. 

나중에 알았는데 돗토리현은 만화를 관광 상품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항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래 이제 진짜 일본 땅이다!


이제부터 여행 시작입니다.

우선은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탔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돗토리 역(에끼)인데요. 주요 거점을 위치 순서로 보면

[요나고 공항 -> 요나고 역 -> 쿠라요시(倉吉) 역 -> 돗토리 역]입니다.

지하철 역이 아니라 기차역이기 때문에 굉장히 먼 거리죠. 그만큼 요금도 비싸고요.

그래서 리무진 버스를 탔습니다. 3천엔입니다.



 



이 때 마음을 정했습니다. 버스 자유이용권을 사지 않기로요.


돗토리현에는 노리호다이테가타(乗り放題手形)라는 버스 패스가 있어서 

1,800엔에 3일 동안 특정 노선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요.

계속 시내를 돌아다니며 관광할 거라면 좋은 교통비 절약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정에는 알맞지 않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돗토리현에는 시간(타임 머신 말고, 市間) 이동하는 노선 버스가 없습니다.

시외 버스가 없으니 JR선을 항시 이용해야 하는데 

그러자니 버스 이용 횟수가 너무 적어서 굳이 '마음껏 탈 계산서'를 살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움직입니다. 붕-붕-

도로를 달리는 내내 일본은 깨끗합니다.





한국 거리가 핸드폰 셀카 모드로 찍은 경치라면 

일본은 DSLR로 찍은 모습이랄까요. 그것도 쩜팔 렌즈로.

한국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리무진 버스의 종착지는 돗토리 역입니다.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느낌이 나지요. 

맞습니다. 버스 터미널이면서 역입니다.


요나고공항이 있는 사카이미나토시(境港市)에서 출발해서

요나고시, 쿠라요시시를 거쳐 돗토리시에 도착했어요. 

돗토리현에는 4개의 시가 있습니다. 다 거쳐 온 거예요.





리무진 버스에서 내리니 앞에 쿠루리(くる梨)라는 마을버스가 서 있습니다.

밤에 타게 될 거라서 봐둡니다. 예쁘게 생겼어요.

다른 버스는 거리 비례 요금인데 쿠루리는 100엔 정액입니다.


그리고 돗토리 역으로 들어갔어요.

기차를 탈 양은 아닙니다. 우리가 목적하는 게 저쪽에 있거든요.





역은 소박합니다. 

이렇게 분명히 시골 기차역의 느낌이지만



 



직원들의 모습은 격이 있네요.

일본인의 어떤 속성은 너무나도 멋집니다. 종종 부럽습니다.

그리곤 밖으로 나옵니다.

역 안에서 볼 일도 또 있지만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우선은 밖으로 나왔어요.





역 뒷 편으로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숙소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죠.


 



슈퍼 호텔입니다.


앞 글에서 언급했듯이 슈퍼 호텔은 일본의 호텔 체인입니다.

역 주변에 있어서 이용하기 좋고 가격과 시설이 적당해서 합리적인 숙박 업소지요.

우리가 듣기엔 좀 촌스러운 이름이지만 호텔의 느낌과는 잘 어울립니다.


체크인을 하고 다시 나와서 역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다면 '預約しました(요야꾸시마시따)'라고 하고 

인쇄해온 종이를 보여주면 일이 수월해집니다.

물론 호텔 매니저들은 영어를 하므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서 팁을 한가지 드릴게요.

이건 슈퍼 호텔이든 토요꼬 인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체인 호텔은 모두 이름이 같죠. 지점 이름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한 지역에 두개의 지점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타벅스도 시청점과 시청플러스점 두 개가 있듯이 말이죠.


일본에 가서 숙소의 지점명을 찾을 때 많이 보이는 단어가 있을 겁니다.

駅前(에끼마에). 역 앞이란 뜻입니다.

スーパーホテル(슈퍼호테루) 鳥取駅前(돗토리에끼마에)라면 

슈퍼호텔 돗토리 역 앞 지점이지요.


우리가 묵은 지점은 スーパーホテル 鳥取北口(돗토리에끼 기타구찌)였습니다.

돗토리역 북쪽 출구 지점이죠.


이제 좀 감이 오시나요. 역 주변 지점명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東口(히가시구찌), 西口(니시구찌), 南口(미나미구찌)까지만 알아두시면

어떤 점포든 지점 찾는데는 무리가 없을 겁니다.

동서남북 한자는 아니까요.

눈으로는 읽고 물어볼 땐 독음으로. 기억하시죠?


자 이제 호텔도 체크인 했으니 다시 역으로 돌아갑니다.

관광안내소를 찾아갈 생각이거든요.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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