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밤을 넘기고 서둘러 나왔습니다.

평소 같으면 늦잠에 빠져 있을 주말 아침이지만

오늘은 버스 투어를 해야합니다.


지금 있는 곳은 돗토리시의 돗토리역.

버스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쿠라요시시의 쿠라요시역(倉吉駅 - 쿠라요시에끼)으로 가야합니다.


돗토리현은 서에서 동으로 

사카이미나토시(境港市) - 요나고시(米子市) - 쿠라요시시(倉吉市) - 돗토리시(鳥取市)의 순서로

4개의 시가 연립해 있습니다.


공항이 서쪽에 있으므로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서 동에서 서로 움직이는 일정을 잡았지요.

이튿날인 오늘은 쿠라요시시의 버스투어입니다.


시에서 시로 이동해야 하므로 버스는 없고요.

일본 전역을 누비는 전철인 JR선을 타고 갈 겁니다.





역에 들어오니 우리의 전철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요.

탑승을 하면 조금 다르겠죠. 


열차 내부는 이렇습니다.





시골 동네의 전철인데도 역시나 깨끗하네요.

조건으로는 우리의 1호선 수준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9호선 실내의 모습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래도 오래된 열차 답게 냉방은 선풍기군요.



 



객차 내에 켜고 끄는 버튼도 있습니다.


자꾸 시골이라고 하니 궁금하실 겁니다.

어느 정도 시골이냐고요?





이렇게 한적한 어촌 마을입니다.

하마무라(浜村)역을 지나고 있을 때네요.


지금 타고 있는 열차는 서일본 JR 산인본선(山陰本線 - 산인혼센)입니다.

열차 종류는 특급, 쾌속(돗토리 라이너), 일반 열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특급이나 쾌속 열차를 타려고 기다리느니

일반 열차를 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기 때문에

열차 시간표를 보고 일정을 미리 잘 짜두는 게 좋습니다.


여행 중에는 시간을 잘 쓰는 것도 돈을 아끼는 것 만큼 중요하지만 

버스 투어까지 시간은 넉넉합니다.

특급 열차와 일반 열차는 가격 차이가 크니까 싼 걸로 탑니다.





여기는 아직 종이 승차권이네요.

우리나라처럼 돈 줄기가 한 곳으로 쏠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결제 통합이 쉽지는 않겠죠.


일본 전철의 일부 노선은 출입문 개폐 버튼이 붙어 있습니다.

타고 내릴 때 버튼을 누르셔야만 문이 열립니다.





보통은 남들이 타고 내리면서 문을 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아무도 없을 때 문이 열리기만 마냥 기다리면

원하는 역에서 못 내리고 지나가는 엄청난 낭패를 겪을 수 있습니다.





전철이 플랫폼에 정차하면 'ドア(도아, Door)' 램프가 켜집니다.

사진을 보시면 빨간색 불이 들어와 있지요.

저 때는 문을 열고 닫는 버튼이 동작합니다.

한자, 영어, 일본어 다 써 있으니 얼마든지 읽을 수 있습니다.

'あける(아케루)' 버튼을 누르시면 문이 열립니다.


저도 버튼을 눌렀습니다.

쿠라요시역에 다 왔거든요.





열차를 내리니 특이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시골 마을이라 노인 인구가 많아서 그런 건지, 역장의 친절인지.

쿠라요시 역의 모든 의자에는 전철역과 어울리지 않는 가정용 방석이 놓여 있더군요.

'가져가는 사람은 없나' 하는 생각도 들고 재밌는 광경이었습니다.


역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깨끗한 거리와 상점이 보이더군요.

그냥 평범한 역 앞 상점이었는데 너무 깨끗해서 저절로 이끌렸습니다.


가게 구경 좀 하고 갈까요.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제품이더군요.

타지로 가면 별 것 아닌데도 반가운 게 있습니다.

삼각 김밥에 눈이 갈 줄이야.



 



냉장고에는 빵빠레도 있더군요. 한국에선 이제 먹지도 않는 제품인데.

원조 국가의 제품을 먹어 보고 싶은 마음도 살짝 있었지만

여행 경비가 많지 않아서 괜한 낭비는 참았습니다.

그래도 좀 아쉽네요. 이런 것도 나름 쏠쏠한 재미인데.


뭘 살 것도 아니니 그만 구경하고 상점을 나가야겠습니다.

한 개만 더 보고요.




귀여운 눈까리 요괴.

여행 내내 맘에 드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사 오지는 않았어요.


돗토리현에서는 어딜 가나 보이는 게 두 가지 있습니다.

앞 서 소개한 특산물 20세기 배와

바로 저 눈까리 요괴 친구입니다.


'ゲゲゲの鬼太郎(게게게의 기타로)'라는 만화에 나오는

'目玉おやじ(메다마오야지 - 눈알 아저씨)'인데요.

돗토리현이 밀어주는 만화 캐릭터입니다.


저 만화의 작가인 '미즈키 시게루(水木しげる)'의 고향이 돗토리현이 거든요.

그래서 돗토리현에는 미즈키시게루 로드라는 거리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카이미나토시의 전철역은 온통 요괴 캐릭터로 꾸며놨고요.


게다가 명탐정 코난의 작가도 돗토리현 출신입니다.

쿠라요시시에는 코난 박물관도 있죠.


그래서 요즘 돗토리 현은 만화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하네요.

매년 코스프레 대회도 열린다고 합니다.


재밌는 도시예요.

일본인들은 뭔가 아이템을 잡아서 사업화하는 걸 참 잘 한단 말이죠.


자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슬슬 버스투어를 하러 가야겠네요.

출발~!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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