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30초 차이에서 비롯했다.

눈 앞의 퇴근 셔틀을 놓치고
한 시간을 기다려 다음 셔틀을 탈까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고심하다
빨간 버스를 타러 갔다.

그리고 환승 정류장에 내려서 알았다.
서울 가는 버스는 막차가 이르구나.
이 썩을 놈의 시골 회사.

그리고 다른 노선의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 마지막 퇴근 셔틀이 날 지나쳐 떠났다.
게다가 찾아간 다른 노선도 막차는 없었다.
이로써 완전 패망.

이제 모든 방편은 사라졌다.
난 혼자고 갇혔다. 
이 분당 시골에.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다.
어려서부터 퍼즐을 즐겼던 나다.
아직 자정도 오지 않았다.
기회는 있다.

난 서둘렀다.
이 일대의 버스 정류장은 총 4개.
모든 노선을 훑었다.
아쉽게도 끊기지 않은 버스 중에는
신분당선과 연결되는 차가 없었다.

하지만 기껏해야 4 정거장 남짓.
두세번 갈아타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문제는 밤이라 환승 시간이 길다는 것.
선택의 기회가 몇 번 없을 게다.

우선 가장 먼저 도착하는 버스를 노렸다.
조금씩 가까위지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제 두 정거장 거리.
그러나 걷기엔 멀다.

마을 버스를 선택했다.
많이 둘러가지만 구간 간격이 짧아
내릴 위치를 조절하기에 좋다.

예상이 맞았다.
판교역이 눈에 보인다.
보이기만 하면 못 걸을 거리는 아니다.

무사히 지하철 탑승.
지하철은 늦게까지 있으니 
이젠 어찌되든 갈 수 있다.

젝일 이제 야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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