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간강사가 자살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번에도 한명이 목숨을 끊고 나니 이래저래 말이 많다.

그런데 대학 시간강사를 비정규직과 연관짓는 언론의 관행적 기사가 너무 재미없다.
시간강사가 비정규직의 설움을 받는 것이야 거짓이 아니겠으나
그래도 그들은 교수가 되기 위해 그 동네에 발을 들인 것 아닌가.
시간강사들은 충분히 정규직이 될 수 있는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성공을 위해 스스로 비정규직을 택한 자들이
자신들을 비정규직 문제에 얽어 이득을 취하려는 것에 반감이 든다.
이것은 마치 고시생을 백수로 분류하는 것 같다.

그들 나름대로의 고충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강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혜택이다.
누가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며 시간강사 하는 것을 싫어하겠는가
허나 보통은 먹고 살아야 해서 직장생활을 안 할 수가 없다.
시간강사가 겪는 고충은 전임교원이 되기 위한 기회비용이다.
그리고 기회비용도 명백한 비용이다.
좋은 자리에 가기 위해 스스로 겪는 고충을 스스로 비판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대학 사회가 더럽고 어지럽다는 건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일 아닌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모든 것을 알면서 스스로 발을 들인 길인데
그 비난을 사회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학과 교수 사회가 바람직하지 못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자체는 얼마든지 동의하고 편들어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비정규직 문제와 연관지어 이득을 얻고자 한다면
나는 대놓고 욕을 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대학 시간 강사는 시급이 3~4만원이다.
3~4만원이면 어떤 동네에서는 정규직 노동자보다 많은 급여다.
강의를 많지 하지 못하니 급여가 적은 것이지 비정규직이라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더럽다고 떠들어 대는 대학 사회의 교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 비정규직 시간강사를 택한 사람 아닌가.
교수가 되면 다른 정규직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될 것이고
교수가 되지 못해 쪼들리고 산다면 그건 본인이 능력도 없으면서 허영에 가득차 진로를 잘못 정한 게다.
그러니 강의가 적어 월수입이 적다면 당연히 부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건 너무 당연한거다.
왜 보습학원 정규직 강사가 3~4만원 받는 것은 괜찮고 대학 시간강사가 3~4만원 받는것은 비정규직 인권 논란이 일어야 하는가.
그럼 고시생이 낙시하고 폐인이 되는 것은 국가고시의 제도 미비인가? 인권 침해인가? 보상을 해줘야 하는가?
난 성공을 위한 위험은 본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난 비정규직 문제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학 시간강사와 비정규직 문제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이다.

진짜 비정규직 문제는
자기도 비정규직이고 싶지 않은데 못 배우고 힘 없어
어쩔 수 없이 힘든 인생을 사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논의이다.
자기가 잘 살겠다고 달려든 길인데 힘드니까
언론에 은근슬쩍 묻어 이득을 취하라고 만들어 낸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허경영이 대통령 후보 등록 기탁금 5억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무언가의 기회를 얻었으면 성공하지 못했어도 그만한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만약 대학 시간강사가 먹고 살만큼 지낼 수 있다면
밑져야 본전인 길인데 누가 교수에 도전하지 않겠는가.
공부가 제일 쉽다는 말은 직장인이면 거의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나도 좋아하는 공부하면서 교수될 기회를 노려보고 싶다.
그러나 난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므로 허영심에 가득차서 안될일에 덤벼들지는 않는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진짜로 교수가 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시간강사 일이 힘든 것은 교수가 되기 위해 겪는 과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정규직인데도 비정규직 시간강사보다 더 힘들게 사는 사람이 훨씬 많다.
세상엔 공부가 좋고 가르치는게 좋고 성공하고 싶지만
먹고 살려고 그냥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 수백배나 더 많다.

시간강사의 처우가 잘못됐다는 것.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고 개선을 촉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와 얽으려 하는 것은 진심으로 정말 과히 보기에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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