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웹 서비스 아이디어 제안을 들어보면
'원하는 대로 규모가 형성되면 좋기야 하겠지만 이게 과연 그 규모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는 경우가 있다.

제안자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잘 될 것이라 믿고 하는 말이겠지만
초기 단계에서 안정권에 들어설 때까지의 시나리오가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 아이디어는 쓸모없는 것이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벤쳐캐피탈이라면 그곳에는 투자하지 않을 게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임계점을 돌파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야 차후의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
(애당초 지구 대기권을 벗어날 수 없다면 우주에 마찰 저항이 없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규모를 노리는 웹 서비스라면 반드시 프랙탈 구조를 가져야 한다.
(프랙탈은 전체를 형성하는 부분의 모양이 전체를 닮아있는 형태를 말한다. '자기 유사성'이라고도 한다.)
차후에 대규모 서비스가 되었을 때의 재미나 유용성이
현재의 작은 규모에서도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SNS 에 프랙탈 구조를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면 기대해도 좋은 아이디어일 게다.

수많은 커뮤니티 서비스가 무너진 이유가 바로 이 프랙탈 구조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약 큰 규모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 매우 유용하고 재미있는 서비스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시작 단계에서 전혀 쓸모를 주지 못해 규모가 커질 수 없었다.


물론 초기 단계의 위험성을 오래 물고 있지 않고 순간적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자본력으로 유명세를 얻을 수도 있고
사회, 문화적 이슈로 입지를 굳힐 수도 있다.
또한 웹 서비스의 극적인 성장은 군중심리를 이용해서 얻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필요조건에는 반드시 앞서 언급한 프랙탈 구조가 내재해 있어야 한다.
우선 당장 혼자 사용해 보는 단계에서 의미를 주지 못하면 그 이후는 바라볼 수 없다.

최근에는 SNS 의 주목으로 지나치게 연결성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혼자 또는 둘, 셋이 놀 때도 의미가 있어야 전체 네트웍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나는 블로그를 혼자 쓰는 동안에도 재미가 있다.
내 블로그는 보통 5 명과 소통한다. 그러나 100 명이 몰려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재밌다.
물론 100 명이 온다면 더 재미있다.
어쨌든 분명 프랙탈은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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