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 뉴스를 즐겨 본다
 
재미있는 기사도 많고
'아야여오요우유으'한 기사도 많고
각양각색의 뉴스에
별별 사건이 다 실린다
 
'저런 글을 쓰는 사람도 기자를 할 수 있구나'
'저런 큰 일을 보고도 저렇게 인간답지 못한 댓글을 달다니'
한숨에서부터,
 
'나쁜 놈들이 자신도 인간인데 잘못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당당하게 말하네'
'자신을 인간이라고 부르다니 과대망상 아닌가 싶어'
때로는 실소를 자아내고,
 
'아직도 인간보다 진리에 더 가까운 사람이 있구나'
'무엇이 저 분에게 의지를 만들어 주는 걸까'
가끔은 신성한 품행을 전해 듣게도 된다
 
오늘도 쉽게는 이해할 수 없는 묘한 기사를 하나 건진 터이다
은근슬쩍만 보고 넘어가야만 하는 그런 부류의 기사들이 있다
나는 이것을 '제목만 보는 뉴스'라고 말하곤 한다
 
살며시 풀어 놓자면,
 
원고인 택시기사 최모씨가 서울고등법원에 직무유기에 관한 재정신청을 내었는데
그 피고가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실세 의원 세 명도 같은 이유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문제는 그 황당한 이유에 있는데,
이것이 진정 황당한 것이냐 아니냐는 기사에 언급되어 있질 않다
 
원고인 택시기사 최모씨가 '무한동력장치'를 개발했고
특허출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정치권 인사를 대상으로 그 자료를 보낸 모양이다
결국엔 답변을 받지 못했고,
매우 억울했는지 대통령과 의원들을 상대로 고소를 한 것이다
 
그 표현을 빌자면,
'국민의 제안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한다
 
글쎄,
기사에 언급된 바는 이것이 전부인지라
그 내막에 대해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
 
(틀린 추측일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그 택시기사가 정말로 '무한동력장치'를 발명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대한민국을 살려 낼 획기적인 발명임에 틀림이 없지만,
 
무한동력이라는 것이 정말 실현되었다면
고소 기사보다 먼저
노벨상을 받아 기사에 실리게 되지 않았을까,,
 
특허청을 상대로 고소를 한 것도 아니거니와
무한동력장치도 아직은 영화같은 일인데
결국은 애꿎은 정치인들만 봉변을 당한 셈이다
 
아주 기본적인 열역학 법칙에 따라 실제로 무손실 동력원은 존재할 수 없다
은근슬쩍 쉽게 말해,
열도 에너지인지라 동력원에서 열이 발생하면 에너지는 언제나 손실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에너지의 손실을 얼마나 줄이는가 하는 것인데
만약 에너지 손실이 1%뿐이라면 우리는 99%의 막대한 무한(에 가까운)동력을 손에 넣게 된다
 
택시기사가 정말 획기적인 동력원을 발명했다면,
그리고 그 동력원이 사회적인 쓰임을 갖추게 된다면
아마도 특허청에 꽤나 큰 물갈이 인사가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내 추측으로는,
법원의 판결이 나고 난 후
다음 뉴스에 해프닝 기사가 하나 더 오르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그저 다혈질이었을 뿐인 택시기사를 상대로
대통령이 무고죄를 물어 고소할 수 있을까?
법원 역시도 곤란하겠지만
대통령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일일 게다
 
이것이 궁금한 이유는
가끔 나 역시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고위직 관료를 상대로
'계란 던져 바위 맞히기'를 해 보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요는,
칼 한 자루 쥐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대책 없는 영웅이어 보고 싶다',,는 것 아니겠는가
 
덧붙여 하나 더,
 
영화 속의 주인공은 참 좋겠다
장면이 끝나고 모든 뒷처리는 작가와 감독이 해 주니 말이다
 
영화를 꿈꾸는 여인이여(또는 그대여)
꿈에서 깨어 슬플지라도 어서 깨어 나시라
 
영화와 현실의 차이는
단지 장면이 끝나고 책임지는 사람이 자신이냐 아니냐의 차이지만
실로 그 차이는 막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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