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MBC 100분 토론'이
오늘도 어김없이 MBC를 좋은 방송국으로 만들어 주었다
 
오늘의 주제는 '대마초'이다
 
어떤 과학적 연구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쪽의 주장은 '중독성도 환각성도 없으니 마약으로 분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다른 한 쪽의 주장은 '더 강한 마약으로 가는 과정이 될 수 있고 사회적 비용면에서도 손해이므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진영의 대립은 단 한가지의 의견 불일치 때문에 계속 이어진다
대마초가 해로운가 아닌가의 충돌이다
 
패널 구성을 보니 일탈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예술계의 사람들이다
그러나 내 입장은 전혀 예술적이지 않다
 
세상 일이란,
기분 좋자고 하는 일에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머리가 헤롱헤롱해지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일 터이고
여하간에 정신을 빼어 놓는다는 말일 게다
 
예술가 패널들은 자율에 맡겨야 할 일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 자유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기껏해야 30% 남짓이다
작든 크든 방종을 만끽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자유를 주장하는 부류 아니겠는가
 
(더 솔직히 말하면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 30%나 될 턱이 없다
내가 만난 사람 셋 중에 한명은 자기 절제를 할 줄 안다고?
어림없는 소리다)
 
또한 중독성이 없다고 하는데,
사람이 기분 좋아지는 일에 또 하고 싶어지지 않는 경우가 어디 있던가
하다못해, 소금 덩어리인 프링글스도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데 말이다
(진심이다, 맹세코 이 과자는 10초 이내에 중독 물질을 활성화 시킨다)
 
토론을 들어보니 대마초는 'Soft Drug'라고 해서 치명적이지 않은 마약류로 분류하는 듯 하다
그러나 언제나 약한 것도 즐겨 강하게 쓰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운전 중에 담배도 피우는데 대마초라고 아니 하겠는가
기분깨나 좋아지면 들이받는 것도 문제는 아닐 게다
 
합법화 된 행동과 불법으로 규정한 행동이 갖는 의미는 매우 다르다
법이 막지 않는다면 그 다음부터는 극을 달리며 뻔뻔해지는 것이 사람의 능력 아닌가
특히 한국사람, 그런 능력에서 빼 놓자면 서운해 할 만하다
 
여론을 헤집고 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는
개인의 판단력을 맹신하는(또는 과신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꽤 많다
그런데 아니러니 하게도 그런 사람일수록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인간이니까 실수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책임감은 없어도 되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주 겪어 온 바로 확신한다)
 
판단은 스스로 하고 책임은 사회가 질 때 좋은 세상이 만들어 진다는 것인가
아니면 도가 사상에 감명 받아 되어지는 대로 살아보려는 것인가
 
술 마시고 행패 부리는 사람도, 담배 물고 걸어 다니는 사람도 지겨운데
이제 대마초마저 자유여야 한다니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만 들린다
뭐가 인권이고 뭐가 옳은 건지 알기는 하는가 싶다
 
인권은 말이다
누군가의 인권을 지켜주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의 권익이 짓밟히면 그건 인권이 아닌 게다
 
덧붙여,
모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특히 길에서) 담배는 물지 말라
 
남이 싫어하는 행동을 단지 못 참겠다는 이유로 하는 사람은
자유를 쥐어 줄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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