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창 학교폭력과 일진회에 관한 말들이 떠오른다
원래는 늘 있는 일이지만
어쨌든 지금 언론의 주제로 잡혔다
 
'교내폭력'이란 말은 맞지 않아 보인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
학교를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는 '학교폭력'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학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학교폭력'은 법과 경찰력이 동원되어야 할 문제인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문제없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판단을 하는데 무리가 있다
나쁜 기억이 없다는 것이 학교 생활을 편히 했다는 방증일 테니 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심각하게 보는 것이 항상 현실과 잘 맞다
 
나도 청소년기를 거친 터라
청소년비행의 실체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사실 나이가 어리고 판단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이와는 무관하게 원래 생겨 먹기를 그러게 되어 먹은 족속들이 있다
 
사실 성인이 되어도 달라지는 건 없다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인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리기 때문에 큰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고전과도 같이 서양의 법 관념를 받들어 온 한국 법 관념의 실체이다
그러한 생각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다
유치원만 졸업해도 옳고 그른 것쯤은 판단 할 수 있다
 
문제는 행동이다
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어린 나이의 잘못은 용서를 해 주는 것이다
판단 자체를 잘 못 하는 나이라고 생각한다면 결단코 그건 착각이다
 
예전엔 청소년의 의지가 약하다고 인정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청소년의 행동 의지가 성인과 같아진 이상 처벌도 충분한 것이 옳다
 
학교는 (국가가 만들어 준) 엄연한 조직이다
큰 조직 안에는 작은 조직이 존재하기 마련이고
실제로 학교폭력의 실체는 말 그대로 조직폭력이다
진짜 조직폭력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그리고 사회는 질서를 바로잡을 책무가 있다
 
그런데 글쎄,,
정부는 (법질서에만 관심이 있지) 사회 질서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법이 처벌을 하는 이유는 훈계의 목적이 아닌가
훈계를 못 하는 수위라면 처벌에 목적도 의미도 없다
 
여론 역시도 법 적용을 처벌로만 생각하니 문제다
강한 훈계가 필요한 경우에도 과한 처벌이라는 여론이 생기니 매우 난처한 일이다
 
내 지론은 이렇다
잘못의 수위와 처벌의 수위가 같다면 누구나 그 선택이 가능해진다
필요에 따라 잘못을 저지르고 벌을 받으면 그만이다
어차피 댓가의 수위는 똑같지 않은가
그게 어찌 훈계가 되는가 말이다
 
그러나 요즘의 법 적용은 대부분 선도의 목적이 빠져 있다
항상 처벌 위주이기 때문에 딱 잘못한 만큼 벌을 주자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사실 상황적 요인을 감안하므로
결과적으로, 내려지는 처벌은 오히려 수위가 그 잘못에 비해 얕다
그리고 법을 따를지 이익을 따를지 선택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한국의 고시 풍토가 법조인들에게 집행 권위자의 의식을 심어 놓은 모양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법 적용은 처벌이 아니라 선도와 재발 방지가 목적이고
법조인은 집행이 아니라 사회 질서를 위해 존재한다
 
좀 강하게 말하자면, 여론이 질색할 만한 처벌이 있어야 선도의 목적이 달성된다
그리고 여론도 고질적인 '교과서주의'에서 벗어나 각성할 필요가 있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 (자의적인) 가해자의 인권보다는 피해자의 (빼!앗!긴!) 인권이 더 중요하다
 
청소년이건 성인이건
한국의 법에는 조절해야 할 문제가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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