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한번도 빼놓을 수 없다
왜냐면 재밌기 때문에
 
그런데 오늘은 의외로 '손석희 아나운서'의 배려없는 심심한 진행을 보았다
아니, 처음부터 방송에 잘못된 설계가 있었다
 
오늘은 싸움도 없고 토론 분위기도 진지했다
토론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패널 중 한 명이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바로 일본인이었다는 것이다
 
아무 문제 없이 흘러간 토론이었으나
한국의 한 방송국에서,
그것도 모두 한국인인 참여자들 사이에서,
일본인 한 명이 토론이라는 것을 하며 앉아 있을 수 있겠는가,
시작부터 참으로 의문이었다
 
혹시 '도를 아십니까' 그룹의 일원을 만나 따라가 본 적이 있는지,,
이런 경우 호기심은 오히려 해롭다
절대 따라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들의 소굴에 들어선 순간 그 패거리에 둘러싸여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들은 단지 평화적으로 말만 늘어 놓을 뿐이나
나만 홀로 고립되어 그들에게 둘러 쌓여있으므로, 그 사실 만으로도
위압감에 못 이겨 단 돈 백원이라도 내어주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다
 
아마도 구로다 지국장이 그런 느낌이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도, 그렇다고 안 하기도 어렵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말을 만들어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죽을 맛이었을 게다
 
난 일본을 숭배하는 이상한 집단의 일원은 아니다
한국의 편에 서는 것도 좋아한다
게다가 말 안 되는 주장을 하는 쪽에는 강경함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나 일본인, 한 개인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것은 오히려 한국에 온 일본인에게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이냐'고 묻는 한심한 한국인일 수 있다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는 물음처럼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거냐'고 따져 들고 싶은 질문이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이 떠 올라 글을 적었다
 
오늘의 토론은 싸움도 없고 깔끔했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MBC 100분 토론'답게
구로다 지국장을 공격하는 한심한 행태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결론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처음부터 결론이라는 게 없는 토론이었으니 말이다
 
혹시나 주위에 일본인이 있다면
홈그라운드에 데려다 놓고
공격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것을 속칭 '다구리'라고 하지 않던가
 
내가 블랑카의 고향에 갔을 때,
'한국인은 왜 힘없는 노동자를 부려먹고 돈을 안줘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일본인인 척 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본인과(그가 단지 한 개인이라면)
독도에 대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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