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인터넷에서는 소위 철학적이다 하는 어투의 글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그런 글을 주로 도서관의 신간 서적 책장에서 만나지만
인터넷의 여파랄까,
요즘엔 인터넷 안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난 그런 글을 재미나게 읽지도 않을 뿐더러 끝까지 보지도 않는다
 
뭐랄까, 요즘엔 철학이라는 것이
'남이 하지 않는 생각을 추상명사를 사용해서 전개하는 것'쯤으로 변해버린 느낌이다
 
아마도 한때의 대학문화 탓일 게다
대학가라는 곳이,
지식인이라는 무엇을 해도 똑똑한, 그런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허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은가 보다
'철학적'이라는 의미 자체도 이제는,
그저 '난해하다'라거나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와 같은 의미로만 쓰이니 말이다
철학과 학생들이 보면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개인적으로 토론 없는 철학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철학 없는 토론도 내키지 않지만,,
 
국적도 추측할 수 없는 외국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문과대 교양 수업에나 나올 법한 사건이 들먹여지니
재미도 없을 뿐더러 관심도 없는데,
가만히 읽어보면 결국엔 신변잡기더란 말이다
 
글쓴이를 폄하하는 것도 아니고
글솜씨를 비하하는 것도 아니지만,
 
지나친 철학주의가 사회전반에 퍼져
그러한 글을 쓰는 쪽에 점수를 더 주고,
가치있는 글로 평가하는 것에는 유감이 있다
 
터놓고 말해,
매니아가 추천하는 책은 하나같이 재미가 없더라, 이 말이다
더군다나 그 고명하신 독자분들 사이에도, 글을 해석하는데 일치점이 하나도 없는 게다
아마도 추측하건데, 작가의 생각은 또 완전히 다를 것만 같다
 
나같은 경우엔,
글이라면 모름지기 의미가 독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믿는 터다
글의 의미가 작가에게 돌아오는 메아리일 뿐이라면
독자는 단지 움직이지 않는 산인가,
 
그런 글이라면 나는 주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이나 길 위에서 쓴다
머릿속에서만,,
 
덧붙여,
 
재즈는 무조건 끈적하고 볼 일이라는 예술적 취향의 소유자라거나
알 수 없는 롹 밴드의 이름을 읊조리며 음악적 소양을 내비치는 사람,,
 
종종 이들에게 음악성 없는 녀석으로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 역시,
철학적 문필의 감성이 음악에 확장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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