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근무가 전면 실시되었다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300인 이상 사업체는 모두 주 5일제를 준수하게 되어 있다
매우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다
 
쓰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모으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사회 현실에 치가 떨릴 만큼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나로써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인 게다
그러나 요즘의 제도는 점점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으면서도 상대적 박탈감은 극단을 향해 달리고 있는 듯하다
 
잘 사는 사람은 점점 더 편해지고 못 사는 사람은 점점 더 힘들어 진다
이것이 과연 살기 좋은 사회일까?
 
주 5일제가 실시되면서 입지가 확보된 사람은 토요일까지 이용하며 행복한 여유를 누릴텐데
주변의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은 더 고생만 하게 되었다
잠시 동안 이른 오전 중에 지하철을 타고 다닐 일이 있었다
자세히 느끼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일이지만 워낙에 대중교통에 민감한 성격인지라 그 요일별 편차에 불쾌감 마저 들었다
 
지하철이란 월요일 오전에는 화요일보다 조금 한가하다
일요일에 쉬고 난 덕인지 출근 시간이 조금 늦어지기도 하거니와
월요일에는 제대로 출근 하지 않아도 되는 계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상 외로 정말 지하철이 불쾌해지는 요일은 화요일이다
출근에 변동을 주는 아무 이유가 없어 모든 사람이 제 시간에 함께 출근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요일 저녁은 오히려 퇴근하기가 좋다
술이나 한잔 하고 들어가려는 사람들 덖분에 퇴근 시간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사람들의 분포이다
화요일에 지하철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한국 직장인의 평균 분포이다
모든 사람이 다 출근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토요일 오전에는 매우 씁쓸해 진다
정말 토요일에 일할 수 밖에 없는 계층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옷차림을 보면 대학생이 아닌데 나이를 보면 아직 어린 여자들,
작은 회사 여직원이다
와이셔츠와 넥타이가 아닌데 바지는 정장 바지인 아저씨들,
작은 회사나 공장에 출근하시는 소시민 가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요일에도 많다
토요일에도 다른 요일에 비해 수가 전혀 줄지 않는 건 먼지묻은 가방을 한 어께로만 멘 아저씨들,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그럴테지 법으로 쉬게 해도 사실은 쉴 수 없는 사람들,,
 
주 5일제가 300인 이상의 사업체에만 적용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까
사실은 이 사회가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한국을 지배하게 된다면 어떨까
더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S 기업 부장보다 오히려 새벽 3시면 언제나 내 방 창문 앞을 지나시는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더 좋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주 5일제,
나로써는 진심으로 환영할 일이지만
한 명의 가짜 철학자로써 그 숨은 내막을 볼 때는 정말 끔찍한 사회의 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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