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씨의 NYT 광고. 진정 멋지다.
기부천사라는 별명에 걸맞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발벗고 찾아다니는 모습이 매우 좋다.

그러나 나는 여기까지만 마음이 흐뭇하다.

그 이후 누군가가 아고라 청원을 통해
1억 5천만 원의 광고비 후원 모금을 시작했고
7월 17일 10시 현재 8천 6백만 원이 모금되었다.

물론 그 사람의 의도도 좋다 여기고 그 행동도 존중한다.
그러나 그를 비난하지는 않아도 그를 매우 반대한다.

자신의 생각에 힘을 실어 앞서 나가는 사람을 우리는 '선구자'라 부른다.
그러나 대중을 선동하여 부추기는 사람을 우리는 나쁜말로 '앞잡이'라고 한다.
(아고라 청원자를 앞잡이라고 말한 건 절대 아니다. 예를 위한 표현이다.
하지만 물론 여전히 나는 그의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서경덕씨가 선구자이지만) 김장훈씨는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자신의 비용으로 독도를 위한 광고를 실었다.
여기에는 개인적인 철학과 신념이 배어 있음에 틀림없다.
이 광고는 상징적인 의미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러나 아고라 청원자는 이를 따라 1억 5천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모금했다.
사비가 아니라는 것과 타인에 의해 자극을 받은 일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이 광고는 상징적인 의미를 제외하고는 그닥 효과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아고라 네티즌은
일본과 감정 싸움을 하기 위해 미국에 1억 5천을 퍼다주는 게다.
당신은 작년에 본 신문 광고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몇이나 있는가.
관심 없는 광고는 쉽게 잊혀지고 만다.

이것은 제주 태풍 때의 모금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우리가 심리적인 만족으로 기부한 돈이
한푼도 빼놓지 않고 모조리 미국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에는 김장훈씨의 행동에 그저 감동받아
괜시리 들떠 부하뇌동한 면이 없지 않다.

김장훈씨는 고민과 열정으로 광고를 실었지만
아고라 청원자는 흥분으로 들떠서 모금을 시작했다.

모두 좋은 의도로 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생각이 담겨 있는 것과 감정이 담겨 있는 것이
종국에는 매우 많이 다르다는 것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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