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UN이 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

점심을 먹고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어오는데
똑같은 티쳐츠를 입은 사람들이 가판을 차려 놓고 와글와글 줄지어 서 있었다.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먹는 진흙 쿠키를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기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선 물품을 파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빈곤 퇴치와 원조를 위해 여러가지 캠페인을 벌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땅히 살 만한 물건이 없었다.
내가 물건을 사고 그 비용이 좋은데 쓰이는 것은 매우 기분좋은 일이다.
그런데 전혀 쓸모 없는 물건이라 살 것이 없다면 낭패다.
좋은 의미라는 이유만으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물건이 있게 마련이니까.
여러 단체가 이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 중에 그나마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 법한 것을 하나 골라내어 사왔다.
그런데 이것도 마땅히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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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성이 만든 실 팔찌다.
<Fair Trade>라는 운동으로 단순히 기부를 하는 대신 물건을 구매해서 그들을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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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은 분홍색과 이 것. 두 가지가 있었다.
저 색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이 날따라 6천원짜리 점심을 먹은 덕에 지갑 속에 천원짜리가 9장이나 있었다.
그래서 덜 망설이고 실 팔찌를 살 수 있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아쉬웠다.
천원에 팔더라도 라오스 여성을 충분히 도울 수 있을 것인데 여성환경연대는 욕심이 과한 것 같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 때문에 선뜻 사게 되지 않으므로 오히려 캠페인은 효과가 줄었다.

이런 물건은 작고 싼 것이 좋다.
어차피 쓸모가 별로 없어서 직접 사용할 일도 없고
단지 참여하는 마음으로 사서 선물하는 것이 것이 목적인데
가격탓에 여러 사람에게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많이 살 수가 없어서 여기저기 나눠주지 못했다.

어쨌든 점심먹고 오는 길에 재미난 구경을 했다.
느닷없이 지나게 되어 사진을 못 찍어 온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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