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바뀌었다.

처음엔 국기에 대한 맹세를 없애자고 하더니
취지가 무색하게 문장만 조금 바꾸고는 만족하더라.
허나 그래봐야 결국 국가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문장 아닌가.

솔직히 이런 걸로 세금을 갉아먹는 공무원충을 박멸하고 싶다.
난 국민 생활에 조금도 도움 안되는 이런 일이나 하라고
세금과 국민연금을 내는 것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누가 뭐라해도 명백한 세금이므로 반드시 언급해줘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국민연금이 서운해 할 것이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없앴다면
세금 아깝지 않은 일을 했다고 칭찬했겠지만,
자신들이 공무원임을 증명하느라 또 쓸모없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으니
한번 입에 담아줘야 서운하지 않을 게다.

어디 새로 바뀌는 맹세문 이야기나 해보자.

이번에 바뀌는 맹세문이다.
나는 자랑스(런)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자랑스런'은 어문법을 맞추기 위해 수정하였다.
이런 이유의 수정이라면 전혀 문제 없다.

'몸과 마음을 바쳐'는 국가에 대한 개인의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문구라 하여 삭제하였다.
이또한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조국과 민족의'를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로 바꾼 것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운율부터 어색하다..)

우선 나는 '대한민국'에는 충성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전 맹세문에서처럼 '민족'이어야만 '충성'이라는 표현을 받아들일 수 있다.

게다가 이 문장은 대한민국 헌법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지향하고 있다.
자유로운건 둘째치고 정의롭다니..
'롭다'라는 말이 들어가는 거짓말은 죄다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문장을 읽자마자 우리나라 국민이 애처롭다..

하긴 어떤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울테지..
어떤 사람은 정의도 돈으로 살 수 있으니 이보다 정의로울 수 없겠지..
(이 어찌 자랑스럽지 않은가.
전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자본주의 국가인 것이다.
돈만 있으면 자유든 정의든 뭐든 살 수 있으니..)

뭐 농담삼아 한 말이고,
사실 문장이 어떻건 표현이 어떻건 그건 중요치 않다.

국민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복종을 강요하는
국가의 자세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바뀌기 전이나 후나 여전히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로 문장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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