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의 오픈 캐스트 때문에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PK 붙자고 할 사람들은 아니지만
블로거들은 블로그 내에선 정말 피튀기게 싸우는 사람들이라
이 정도 작은 싸움인 건 꽤 조용한 사람들이기 때문일 게다.

사건은 sky~님이 쓴 글이 웹초보님에 의해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발행되고
그것을 sky~님이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가만보면 웹초보님이 실수를 하긴 했다.
상황은 이렇다.
1.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웹초보님이 sky~님의 글을 링크했다.
2. 그 때문에 sky~님에게 트래픽이 몰렸고
   sky~님은 의도하지 않은 링크 때문에 악플러가 몰려 기분이 상했다.
3. sky~님은 불만을 블로그에 올렸고 몇몇 동조하는 글이 따라 올랐다.
4. 그러나 블로거는 보통 자신의 글이 링크되는 것을 좋아하고
   웹 페이지 자체가 개방된 정보이므로 링크를 걸어 비난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5. 그래서 웹초보님은 sky~님의
   흥분한 어조와 약간의 적합하지 않은 주장에 억울함을 느껴서
   (사실 난 '이 죽일놈'은 그냥 웹 상의 유행어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론하는 포스트를 올렸고 거기에도 동조하는 사람이 생겼다.

* sky~님의 불만 : http://giga771.tistory.com/250
* 웹초보님의 변론 : http://choboweb.com/884

그러나 내가 보기에 잘못은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있다.

웹이라는 공간도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리고 웹에서 만들어진 문화도 사회적인 행동 양식을 만든다.
웹 세계의 문화에서 링크는 당연히 얼마든지 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링크는 다른 사람의 글을 무단으로 퍼가지 않으면서
그 글을 스크랩하는 가장 정직하고 깔끔한 행동이다.
사실 링크를 건다고 비난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링크는 논문을 인용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은 행동이고 보통 링크가 걸리면 고마워 한다.

하지만 링크를 거는 것과 내 이름으로 타인의 링크를 발행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행동이다.
전화번호는 완전히 공개되어 있는 정보이고 얼마든지 걸어달라고 만든거지만
원치 않게 노출되어 걸려오는 전화까지 동의한다는 의미로 전화 번호를 만든건 아니다.
헐리웃에서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기 위해서
영화에 등장하는 전화번호를 모두 헐리웃 전용 국번인 555를 사용해서 가상으로 만든다.
이건 URL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을 해서 링크를 걸어주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지만
남의 이름으로 내 글의 링크가 발행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참조를 위한 링크와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링크는 목적이 좀 다르다.

오픈캐스트의 시스템은 근원적으로 잘못되어 있었다.
(난 오픈캐스트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오픈캐스트는 남의 글에 대한 링크도 발행을 할 수가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형태를 보아하니 꼭 자기글의 목록을 보인 것과 같다.
남의 글의 링크인지 구분도 안가는데다
그 링크에 대한 처리도 글의 소유권자와 완전히 독립되어있다.
이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내 생각에는 컨텐츠 뿐만 아니라 컨텐츠에 대한 프로세싱에도 명백한 소유권이 있어야 한다.
트랙백을 대신하여 핑백이 제안된 이유도 프로세싱에 대한 소유권 때문이고
오픈웹에서는 이미 이런 개념이 상당히 많이 발전해 있다.
네이버는 오픈웹에 발을 들인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여러가지를 고려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어쩄든 컨텐츠를 중개해서 먹고 산다면 컨텐츠에 대한 속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그 컨텐츠의 소유권자에 대한 속성도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오픈캐스트에 만들어진 시스템을 이용한 것이니
웹초보님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좀 가혹하다.
그렇지만 이번 상황은 sky~님이 입다물어야 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오픈캐스트가 오픈웹의 기본 개념을 더 숙지하고 보완을 해야하는 것 아닐까.
(사용자가 모든 마인드를 다 갖추고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한국에서 가장 큰 포털을 운영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남의 링크를 내 이름으로 발행하는 것이 문제 있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면
이제라도 고칠 필요가 있겠다.



덧붙여,
난 링크의 정당성을 논하려 한 것이 아니다.
나는 링크를 상당히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저것을 정말 링크의 논의로 다룰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웹초보님의 오픈캐스트이다.
(웹초보님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 고려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 뿐이니까.)
어찌되었든 이 오픈캐스트는
버젓이 웹초보님의 이름이 붙어 있는 카드형 컨텐츠 섹션이고 구독도 가능하다. (8,334 명이 구독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의 글의 링크가 포함되어 있다는 인지가 가능한 부분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내 눈엔 100% 웹초보님이 자신의 글을 발행하고 있는 섹션으로만 보인다.
여기에 링크의 정당성 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맞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저것이 링크냐 컨텐츠냐를 더 먼저 논의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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