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4일. 샌드위치 휴일.
회사도 여유롭고 날씨도 좋고 기분도 붕 떠서
사보 기자들과 점심을 먹었다. 명동에서 좀 맛있는 걸로.

식당은 슈야씨가 아는 곳이 있대서 그리로 찾아갔는데
모르고 오면 못 찾을 만한 곳에 숨어 있었다.
촌놈이라 안 그래도 명동은 길 찾기 힘든데..



[비꼴로. 악기 이름의 이탈리아 말 같은데 맞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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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코르크 마개를 잔뜩 모아놨길래 "저건 왜 모으는 걸까.." 했더니
슈야씨가 코르크에 날짜와 같이 마신 사람 이름을 적어 모으면
기념도 되고 다음에 와인을 다시 고를 때도 좋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도 했다. 식당 명함을 가져와서 이름과 날짜와 먹은 음식을 적었다.
근데 명함에 적을 공간이 없다. 낭패.
'난 식당을 차리면 명함에 여유 공간을 넣어야지'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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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온 볼펜은 2색 볼펜이더라.
이름을 빨간색으로 적으면 안 된다는 초딩 시절 문화의 가르침이 떠올라
얼른 색을 바꿨다. 사람 이름은 검은색, 음식 이름은 빨간색. 아 좋아.
<지수, 은영, 호, 경수. 2009. 5. 4. / pizza. p. p & spaghetti. a. c & spaghetti. a. o. e. p>
피자 어쩌구 포테이토 & 스파게티 어쩌구 크림 & 스파게티 올리브 오일 어쩌구 저쩌구.
못 외겠다. 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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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접시를 주문했는데 그 중 하나만 찍었다. 식당 후기는 아니니까.
다른 스파게티 사진은 호댈형님한테 있을 것이다.



회사로 돌아가면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원래는 맥도널드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했는데
결국 찾지 못해 편의점에서 공급을 받았다.

슈야씨는 폴라포를 갈비 뜯듯이 먹었고, 때문에 혀에 색소가 묻지 않아 원통해 했다.
은영씨는 내 것보다 막대가 1 센티미터나 더 긴 메로나를 먹었다.
역시 주부는 먹거리를 고르는데 현명하다.
호댈형님은 매진에 임박한 하나 남은 마지막 그라시아 오렌지 죠스바를 집었는데
오리지널 죠스바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애당초 그라시아가 뭔지부터 모르겠다..

난 돼지 감기를 생각도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돼지바를 골랐다.
모든 걸 알아챘을 때는 이미 포장을 뜯은 후였다. 젝일. 어쩔 수 없이 먹었다.
하지만 확인해 봤는데 돼지는 들어있지 않았다.
재료를 속이는 풍토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 산다는 건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젠장.

점심에 명동에 나와 밥을 먹는 건 재미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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