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의 현상적인 면으로만 정의하면
'대중보다 먼저 계몽된 사람'이다.

한 때는 그것이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들은 사회를 남들보다 더 많이 보고 먼저 보았다.
그리고 알고 있는 가치를 다른 이에게 전하려 행동을 하기도 했다.

그럼 지금의 지식인은 무얼까.
얼마간의 학습을 거친 사람이다.
특정 이상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의 권위를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장 정확히 표현하자면
'스스로 남들보다 뭘 좀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이 할 수 있는 계몽이 무엇일까.
아니. 다 접어두고 도대체.
이들이 대중보다 더 많이 또는 더 먼저 아는 것이 무얼까.

어찌되었든 나도 이런 분위기의 세대이다보니
(주로 운동권 동아리였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사회 문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우리가 대중보다 더 계몽된 것이 있긴 한가.
딱 잘라 말해서, 과연 스스로 행동하고자 하는 그들이 정말 지식인일까.

내가 보기엔 아니다.

그럼 과거의 대학생과 지금의 행동하는 지성과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런 허무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일까.

바로 먹고 사는 문제 때문이다.
과거의 대학생은 보통 충분히 잘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사회를 논하기도 하고 행동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은 그 시대의 농사꾼과 다를 것이 없다.

원래 철학이란 배부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예와 도는 양반이 논하게 마련이고
문학과 예술은 귀족이 즐기게 마련이다.
생존에 매달리는 사람은 아무래도 대중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는 대중이다.
대중을 계몽할 지식인이 아니란 것이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사회를 일깨우는 지식인의 행동이 아니라
그저 우리 자신을 위한 이익집단의 행동일 뿐이다.

요즘 시국이 이렇다보니
대중이 정의라고 쉽게 외칠 수 있지만
한 가지는 잊으면 안된다.
내가 대중일 뿐인데 대중을 가르칠 수는 없다.



덧붙여,
젠장. 글을 막무가내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한 대중은 진짜 대중이지 DJ 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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