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00분 토론은 보지 못했었는데
평소에도 100분 토론을 워낙 좋아하는데다가
이번 사안이 굉장히 크게 터진지라
일부러 100분 토론을 다시보기 서비스로 시청했다.

그런데 여러 포스트에서 읽은 것과는 달리
진중권의 발언에서 심각한 스포일러적 발언이 있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진중권의 발언이 지나치게 지저분했던 이유로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모양이다.

진중권은 분명 자신의 시각이 타인에 비해 우월하다고 착각하고 있었고
그런 탓에 평론가의 역할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평론가가 영화를 얘기하다 말고 영화 밖으로 나와
감독을 지적하고 관객을 무시하고 사회마저 입에 담았다.

그의 무지함이 사람들을 '꼭지돌게' 만든 것이다.
그로인해 그는 맹비난과 맹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중권에게 스포일러의 올가미를 씌워 비난하는 것은 전혀 적절치 못하다.
원래 D-War 에는 마땅히 숨겨진 줄거리가 없다.
내용을 통해 재미를 느끼는 영화가 아니지 않은가.
영상과 규모로 재미를 느끼는 오락 영화에서
몇가지 장면을 얘기했다고 스포일러라니, 맙소사!
진중권이 한 말을 녹음하여 반복재생하여 하루종일 듣다가 영화관에 가더라도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는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진중권은 오만함으로 중무장한 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하고 권위있는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적절치 못한 비난을 퍼붓고 모난 성격을 과시했다.

그러나 진중권의 잘못을 비난하기 위해
그가 하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내 물어뜯는 처사는 과히 적절치 못하다.
스포일러 논란은 그만 입에 담지 말자.

심형래 감독이 엉성한 수성의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비난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관객들도 그 영화를 보았다고 해서 무시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만 D-War 가 연출력에서 비판 받을 필요가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진중권도 스포일러라고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그저 평론가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해
적절치 못한 오만함을 드러냈다는 것에 책임이 있을 뿐이다.

덧붙여,
진중권의 영화에 대한 비평은 틀린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심형래 감독은 다음 영화를 만들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진중권의 사회에 대한 비판은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내 주위에 애국주의 때문에 영화를 본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 돈을 내고 영화를 보는 관객은 결코 애국주의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D-War 에 대해 하도 말이 많으니 궁금해서 본 게다.

진중권은 무지했다.
그리고 자신의 무지함을 인정하지 않고 관객들을 비난한 오만함은
네티즌이 진중권을 스포일러라고 비난한 공격성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진중권은 '오히려 네티즌이 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한
자신의 오만함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블로거들은 스포일러 논의를 이만 접을 필요가 있다.
그러고나면 진중권을 비판하는데 좀 더 논리적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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