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초기.
설치형 블로그와 서비스형 블로그 사이에서 고민이 많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서비스형 블로그의 독보적인 입지는 이글루스의 것이었다.

그러나 서비스형 블로그에 큰 충격을 던진 사건이 있었다. 티스토리의 시작.
서비스형 블로그에 설치형 블로그의 장점을 섞어버려 블로그 선택의 고민을 한껏 줄여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굳이 설치형 블로그를 찾지 않아도 된다.
서비스형 블로그가 설치형 블로그의 자유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블로그계에서 가장 전문성이 떨어지던 네이버 블로그가 문제의 중심에 섰다.
서비스형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자유도 때문인데 네이버 블로그가 그 자유도에 관련한 기능을 모두 만들어 붙이는 중이다.
서비스형 블로그가 필요한 기능을 다 만들어주면 굳이 설치형 블로그를 쓸 이유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네이버 블로그는 서비스형 블로그에서만 쓸 수 있는 기능이 더 들어가 있다. 플러스 알파. 승부는 났다. 전반 종료.

이제 남은건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다.
컨텐츠가 모두 내 것이라는 보장만 있으면 트래픽과 용량 걱정이 없는 서비스형 블로그를 쓰는게 당연하다.
트래픽만 많았지 완성도로는 듣보잡이던 네이버 블로그였지만 태도를 살짝 바꾸자 이렇게 멀쩡해졌다.
허니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할 수 밖에..

이글루스가 시들해진 건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 차별성이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로그가 쓸만해진 건 설치형 블로그와 차별성을 점점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이제 기능적으로는 설치형 블로그나 서비스형 블로그나 별반 차이가 없다. 중요한건 차별성이다.
그럼 차별성은 무얼까. 다른데서 하는 기본을 다 채우고나서 또다른 무엇을 더했을때 그게 차별성이 되는 것 아닐까.
해야할걸 다 못한 상태에서 차별성만 추구하면 매니아밖에는 만족시킬 수 없다. 지금 싸이블로그가 그런 상태다.
티스토리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티스토리만의 장점을 갖고 충분히 잘하고 있었으나 그게 독이 되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점점 기본이 부실해지고 있다.

담당자의 마음이 보통 그렇다.
장점을 부각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서비스 본연의 기능에는 관심이 준다.
허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본이 안되어 있으면 아무리 장점이 많은들 그 서비스를 쓸 이유가 없다.

난 네이버 블로그가 블로그의 중심에 서는게 달갑지 않지만..
지금은 좀 이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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