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 갔다. 영화를 봤다. 제목은 <2012>.

요즘엔 별로 평이 좋은 영화가 없다.
그나마 그중에 가장 낫다는 2012.

엄청 감동적이진 않았지만 꽤 괜찮게 봤다.
연출이나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는 아니었는데 영상의 스케일이 매우 컸던 게다.

상영 시간이 꽤 길었다. 두시간 반이 넘었다. 157분이구나.
그 긴 시간의 거의 대부분이 CG이니까 보통 영화는 아니지 않은가.

2012는 재난 영화 스타일의 재난 영화다.
그래서 재난이 재밌다. 재난이 일어나는 그 영상 말이다.

여리형이 이런 말을 했다. "난 돈 많이 쓴 영화가 좋아."
오늘 영화는. 그 말에 완전 동감이다.
정말 돈을 쓴만큼 재밌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게 있었다.
그래서 재난 영화인데 액션 영화가 되었다.

이런 연출은 감동을 반감시킨다.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니까.

어렸을 때 나디아를 재밌게 봤다.
노틸러스호가 침몰하는 장면이 있는데 한 선원이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굉장히 멋지게) 영웅적인 행동을 하고 혼자서 물이 차오르는 차단된 구역에 갇힌다.
근데 여기서 갑자기 이 선원의 행동이 돌변한다.
매우 멋진 영웅에게서 장엄한 표정이 사라지고 갑자기 두려움에 떨며 통곡을 하더니
살려달라고 소리치다 물에 잠겨 죽어간다.

난 이게 더 마음에 와닿는다.
슈퍼 영웅이 나오는 액션물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 외에는 다 괜찮았다.
영화가 길었는데도 지루하지 않다.
나오면서 재밌게 봤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다.
2012는 웬만하면 영화관에서 보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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